"본인도 건강상의 이유로 백신을 안 맞았다면 TV에 나와서 백신 권유를 하지 말았어야죠."
공중파 뉴스에 출연해 백신 접종을 권장하던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교수가 "저는 미접종자다"라고 밝히자 국민들의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천은미 교수는 지난해 12월 31일 오전 YTN 뉴스라이브에 출연해 "백신 패스를 적용하는 곳에 대해 형평성이 필요하다"는 취지의 발언을 하면서 "저는 사실 건강상의 이유로 1차 접종밖에 못 했다"고 전했다.
천 교수는 "생필품을 사러 가는 곳에 백신 패스를 한다면 사실 저는 들어갈 수가 없다"고 토로했다.
그는 이튿날인 지난 1일에도 YTN 방송에서 "앞선 1차 접종 이후 상당히 안 좋았다"면서 자신의 기저질환 보유 사실을 밝혔다.
그는 "10여년 전 백신을 맞고 입원했었다. 이후 10여년 간 백혈구가 정상인보다 적다. 그래서 많은 분의 백신 접종 불안감이나 부작용을 잘 안다"면서 "그렇지만 저는 의료인이고 또 호흡기 환자와 코로나 환자를 보고 있어서 정말 고민하다가 주사를 맞았다"고 말했다.
천 교수는 "그런데 (1차 접종) 이후 상당히 안 좋았고, 사실 지금도 좀 많이 안 좋다"면서 "저 같은 분들도 있을 거고, 정말 안 맞고 싶지만 안 맞는 게 아니라 못 맞는 분도 분명히 계실 것이다. 그런 분들에 대해 정부가 소수를 배려하는 정책을 꼭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네티즌들은 "기저 질환자는 필수 아닌가? 기저질환 있으면 누구보다 빠르게 접종해야 한다면서. 당신도 미접종이면서 누가 누굴 보고 백신을 맞으라 마라 떠드나", "백신 접종 못 한 건 이해한다. 내 가족도 심장병 때문에 접종을 못 한다. 백신 미접종은 개인적인 선택이라 존중하는데 정부 편에 서서 백신 접종을 종용했던 부분에 있어서 따르는 비난은 본인이 감수해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 "나는 부스터샷 완료자지만 방역 패스는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 방역수칙을 어겼을 때 처벌 등을 강화하는 게 맞지, 백신 접종 안 했다고 아무 데도 못 가게 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접종맞는 건 개인의 자유다. 그걸 규제하지 마라" 등의 반응을 보였다.
이처럼 정부의 방역 패스 정책 강화 방침에 불편을 느끼는 국민은 늘어나고 있다. 미접종자는 백화점·대형마트 출입이 금지되며 부스터샷을 맞지 않은 기존 접종완료자들도 식당 등에 출입할 때 제재를 받게 됐다.
이에 조두형 영남대 의대 교수를 비롯한 의료계 인사들과 종교인, 일반 시민 등 1천23명은 보건복지부 장관과 질병관리청장, 서울시장을 상대로 지난해 12월 31일 서울행정법원에 소송을 냈다.
이들은 "정부가 미접종자에 대해 식당, 카페, 학원 등 사회생활 시설 전반 이용에 심대한 제약을 가하는 방식으로 임상시험도 제대로 거치지 않은 코로나 19 백신 접종을 사실상 강요해 중증 환자와 사망자를 양산하고 있다"며 "행정처분은 취소돼야 한다"고 반발하는 상황이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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