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드루 왕자 성폭력 피해자, 2009년 엡스타인과 6억원 합의

입력 2022-01-04 08:08   수정 2022-02-03 00:02


미성년자 성착취 혐의로 수감 중 극단적 선택을 한 미국의 억만장자 제프리 엡스타인이 생전 피해 여성 버지니아 주프레와 면책 합의를 했다고 AP, 로이터 통신 등이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주프레의 또 다른 성폭행 가해자로 지목된 영국 앨리자베스 2세 여왕의 차남 앤드루 왕자(61) 측은 당시 엡스타인과 여성의 합의에 따라 앤드루 왕자의 법적 책임도 면제된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주프레는 2009년 플로리다주 연방법원에 엡스타인을 고소했다. 그는 9장 분량의 비밀 합의서에 서명하며 50만 달러(약 6억 원)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실은 주프레가 앤드루 왕자를 상대로 미국 뉴욕시 맨해튼 연방지방법원에 제기한 민사소송 재판 과정에서 처음으로 공개됐다.

앤드루 왕자 측 변호인은 이 합의에는 엡스타인 뿐만 아니라 주프레의 소송으로 잠재적 피고가 될 가능성이 있는 모든 개인과 단체의 책임을 면제해 주는 조항이 있다고 주장했다.

앤드루 왕자 대리를 맡은 앤드루 브레틀러 변호사는 해당 합의가 앤드루 왕자와 다른 사람들을 주프레의 주장에서 기인한 법적 책임 가능성으로부터 면제시켜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앤드루 왕자 측 변호인은 주프레가 돈을 노리고 왕자를 상대로 소송을 낸 것이라고 주장했다.

엡스타인은 헤지펀드 매니저 출신 갑부로 2002∼2005년 뉴욕과 플로리다에서 20여 명의 미성년자를 상대로 성매매하는 등 수십 명을 상대로 성범죄를 저지른 혐의로 2019년 체포됐지만, 수감된 지 한 달 만인 2019년 8월 맨해튼 교도소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주프레는 뉴욕 연방법원에 제출한 민사소송 소장을 통해 앤드루 왕자가 자신이 미성년자이며 엡스타인의 성적 인신매매 피해자임을 알면서도 동의 없이 성관계를 맺는 성폭행을 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앤드루 왕자가 엡스타인으로부터 주프레를 소개받았다는 것.

앤드루 왕자는 처음 의혹이 불거졌던 2019년 BBC와 인터뷰에서 "주프레를 만난 기억이 없다"면서 혐의를 부인했다. 당시 증거로 제기됐던 주프레를 팔로 감싸 안은 사진에 대해서도 "조작됐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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