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업용 부동산 시장은 특색 있는 오프라인 상권이 떠오르고, 도심 구석구석으로 물류센터가 침투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또 지식산업센터와 데이터센터 등 정보기술(IT) 기업의 요구를 채우는 틈새 상품 개발이 활발할 것이라는 예측도 있다.
4일 부동산 데이터 기업 알스퀘어는 올해 상업용 부동산 5대 키워드로 △특색 있는 오프라인 리테일 부상 △도심 물류센터 진화 △금리 상승 따른 부동산 시장 지각변동 △지식산업센터와 데이터센터 등 틈새 상품 부각 △환경·사회·지배구조(ESG) 바람 부는 상업용 인테리어 등을 선정했다.
먼저 색깔 있는 오프라인 상권이 부상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서울 상권 희비가 엇갈린 가운데 젊은 세대의 관심을 끄는 브랜드가 밀집한 상권이 생존할 전망이다. 최근 MZ세대가 선호하는 식음료·의류 브랜드가 모여드는 서울 성수·한남·신사·압구정동 일대가 대표적이다.
이런 분위기는 통계에서도 나타난다. 외국인 관광객 중심 상권인 명동 공실률은 지난해 3분기 43.3%(소규모 기준)에 달했다. 변화에 뒤처졌다고 평가되는 홍대·합정 공실률도 24.7%까지 치솟았다. 반면 MZ 세대 중심으로 상권이 형성된 신사(7.7%), 청담(0%), 뚝섬(0%) 등의 공실률은 상대적으로 낮았다.
알스퀘어 관계자는 "MZ세대는 기억에 남거나 남들과 다른 형태의 소비를 추구한다"며 "고급 식음료와 유행을 이끄는 브랜드가 몰린 곳과 그렇지 않은 상권 운명이 올해 선명하게 갈릴 것"이라고 말했다.
쿠팡, 마켓컬리(컬리), 배달의민족(우아한형제들) 등 이커머스 업체의 배송 시간 단축 경쟁으로 다크스토어 형태의 물류 시설이 경쟁적으로 들어서며 도심 물류센터가 일반화될 것으로 보인다. 다크스토어는 '어두운 가게'라는 의미처럼 소비자가 직접 방문해 제품을 구매하는 곳이 아니라, 제품 분류와 포장·배송만을 담당하는 매장이다.
알스퀘어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서울에만 약 470개의 물류창고가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대부분은 당일 배송 업체들이 사용하는 도심형 창고다. 특히 다크스토어를 찾는 업체가 잇따른다는 점을 눈여겨볼 만하다. 이커머스 고객이 크게 늘어난 데다 배달의민족 B마트, 쿠팡이츠 등 딜리버리 서비스가 소비자와 더 가까운 곳에 물류 거점을 마련할 필요성이 커져서다.
주택시장 분위기가 가라앉으면서 지식산업센터와 데이터센터 등 틈새 상품 개발이 증가할 전망이다. 지식산업센터의 경우 대출 규제가 적용되지 않는 데다 분양권 전매 제한이 없어 투자 수요가 살아있다. 중소기업이 입주하는 오피스 형태를 벗어나 제조 공장이 들어서는 공장형 지식산업센터가 유망하다는 시각도 있다. 데이터센터는 IT와 모바일 중심으로 산업계가 재편되면서 성장성 높은 아이템으로 꼽힌다.
상업용 부동산 인테리어·리모델링 시장은 ESG 바람이 불 것으로 전망된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오피스 환경은 대규모 인원이 밀집한 형태보다 구성원이 집처럼 안락함을 누릴 수 있는 구조로 재편되고, 식물과 흙 등 친환경·재활용 소재를 활용한 인테리어·익스테리어가 대중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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