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큰한 국물이 당기는 한겨울은 짬뽕라면의 성수기다.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 속 맞은 연말 시즌에는 짬뽕라면의 인기가 한층 달아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집에서 혼자 술을 마시는 '홈술족'의 해장 수요가 늘어난데다 신제품 출시 효과가 겹친 결과로 보인다.
짬뽕라면 인기 뜨겁네…온라인쇼핑몰 12월 판매량 '쑥'
5일 이베이코리아에 따르면 지난달 온라인쇼핑몰 '옥션'과 'G마켓'에서 짬뽕라면 판매 증가율은 모두 두자릿수를 기록했다. 옥션에서 짬뽕라면 판매량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47% 뛰었고, G마켓에서는 18% 늘었다.
특히 연말연시가 다가오면서 판매량은 한층 두드러지는 흐름을 보였다. 판매량이 직전월과 비교해 각각 66%, 35% 급증한 것.
이는 같은 기간 한자릿수에 그친 라면의 판매 증가율(전년 동기 대비)을 크게 웃돈 수치다. 특히 2020년부터 코로나19로 사재기 수요가 발생한 점을 고려하면 짬뽕라면 인기가 두드러졌다는 분석이다.
이 같은 흐름은 신세계그룹 온라인쇼핑몰 SSG닷컴에서도 나타났다. 지난달 짬뽕라면 판매 증가율은 지난해 11월 대비 75%에 달했고, 전년 동기와 비교해도 32%를 기록했다. 이는 같은 기간 10%대에 그친 라면의 판매량 증가율을 훌쩍 웃도는 수치다.
한 업계 관계자는 "추운 날씨에는 얼큰한 국물을 선호하는 소비자가 늘어나는 경향이 있고, 연말을 맞아 홈파티 등 이후 해장하려는 수요가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신제품 줄줄이 등판…사천백짬뽕 한달 만에 500만개 '흥행'
짬뽕라면 제철을 앞두고 각 라면기업은 신제품을 선보인 상태다.
특히 지난해 11월 출시된 농심의 '사천백짬뽕'은 초기 흥행에 성공했다. 지난해 11월25일 출시 후 4주(지난달 22일 기준) 만에 판매량이 500만개를 돌파했다.
사천백짬뽕은 겨울 해산물인 굴과 함께 바지락, 미더덕 등을 넣은 해물육수에 청양고추와 후추로 칼칼한 맛을 더한 건면 제품이다. 농심은 격투기 선수 출신 방송인 김동현을 기용한 유머러스한 광고로 MZ(밀레니얼+Z)세대 공략에 나섰다. 영화 '터미네이터'의 배우 아널드 슈워제네거와 같은 복장의 김동현이 식당에 들어서 사장에게 명대사 "아 윌 비 백(I’ll be back)"이라고 말하자 식당 사장이 "백짬뽕 줘?"라고 묻는 내용이다.
특히 유탕면이 아닌 건면 제품의 흥행이란 점에 농심은 의의를 두고 있다.
농심 관계자는 “최근 출시된 건면 제품 중 가장 뜨거운 반응”이라며 "건면 시장은 전체 라면 시장의 5% 수준에 그치지만 향후 추가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2011년 꼬꼬면(팔도)와 나가사끼짬뽕(삼양라면)의 하얀국물 라면 돌풍과 2015년 진짬뽕(오뚜기)이 불을 댕긴 프리미엄 짬뽕라면 대전 이후 오랜 만에 짬뽕라면이 주목받는 분위기다.
앞서 오뚜기는 지난해 9월 자사 인기제품인 ‘열라면’과 '진짬뽕'의 장점을 더한 '열라짬뽕'을 홈플러스 전용 제품으로 선보인 바 있다. 삼양식품은 최근 신제품 ‘바담뽕’(바다를 담은 짬뽕)을 출시했다. 해물의 풍미를 강조한 빨간 국물 짬뽕 라면 제품으로 오징어와 새우 등을 넣어 칼칼한 국물 맛이 특징이다.
삼양라면 관계자는 "빨간 국물 짬뽕 라면인 ‘바담뽕’을 출시해 기존의 국물 없이 볶아 먹는 ‘간짬뽕’과 하얀 국물인 ‘나가사끼짬뽕’ 등 제품 라인업을 갖춰 짬뽕라면 시장에서 점유율과 입지를 강화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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