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버스에 인공지능 쉽게 입힐 수 있는 비법 다 있죠"

입력 2022-01-06 06:00   수정 2022-01-06 14:02

대부분 산업의 기반 기술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인공지능(AI) 기술은 최근 부상하고 있는 증강·가상현실(AR·VR) 등 메타버스와도 연관이 깊다. 스마트폰 카메라로 얼굴을 비추면 귀여운 안경이나 모자 등의 특수 효과를 덧입혀주는 AR을 예로 들어보자. 이런 서비스는 비교적 간단한 AR이지만 여기에도 AI 기술이 들어간다. 카메라에 비친 얼굴 가운데 어디가 머리이고 눈인지 등을 AI가 판별해줘야 적절한 부위에 특수 효과를 입힐 수 있다. 이른바 비전 AI다.
메타버스 스타트업 시어스랩은 이런 비전 AI 분야에서 독보적인 기술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디즈니, 메타(옛 페이스북), 틱톡, 펩시, SM엔터테인먼트 등 굴지의 글로벌 기업이 시어스랩의 기술을 빌어 AR 콘텐츠를 제작한 사실이 이를 잘 보여준다. 시어스랩이 지금까지 제작한 AR 콘텐츠는 6000개가 넘는다.
시어스랩은 AR 콘텐츠·서비스 제작 도구(SDK)인 ‘AR 기어’도 보유하고 있다. 일종의 소프트웨어 개발 키트(SDK)다. SDK는 자체 원천 기술을 갖고 있어야 만들 수 있다. AR 분야 SDK를 보유한 기업은 애플, 구글 등 세계적으로도 극소수에 불과하다. 시어스랩은 삼성전자, LG전자,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에 AR 기어를 공급했으며, AR 기어를 기반으로 제작된 애플리케이션은 1억7500만 개 이상이다. 글로벌 유통기업 이베이와 함께 만든 AR 쇼핑앱 ‘it9’이 대표적이다.
시어스랩을 향한 투자 ‘러브콜’도 늘고 있다. 시어스랩은 2016년 세계 최대 액셀러레이터인 미국 와이콤비네이터, 한국 카카오벤처스 등으로부터 투자를 받은 데 이어 지난해 바이브컴퍼니와 위지윅스튜디오로부터 투자를 유치했다. 위지윅스튜디오는 작년 5월 투자를 발표하면서 “시어스랩은 AR, VR 등 메타버스 솔루션 개발에 반드시 필요한 회사”라고 밝혔다.
시어스랩은 지금까지 다른 기업에 AR 솔루션을 보급하는 데 집중했으나 올해부터는 직접 메타버스 서비스를 구축·공급하는 사업에도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그 일환으로 최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2에서 ‘미러시티’ 베타 버전을 선보였다. 미러시티는 실제 도시, 거리 등을 본딴 가상 세계를 구축하고, 그 안에서 다양한 사회경제적 활동을 가능케 하는 메타버스 플랫폼이다.
시어스랩 관계자는 “미러시티 안에 다양한 회사의 매장을 입점시키고 사용자가 여기서 상품을 사면 오프라인으로 배송해주는 서비스 등을 구현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러시티는 제페토나 로블록스 등에서 활성화된 나만의 아바타 꾸미기 등 서비스도 지원할 예정이다. 내년 상반기 내 상용서비스가 출시된다.
정진욱 시어스랩 대표는 “비전 AI 원천 기술과 풍부한 메타버스 콘텐츠 제작 경험을 갖추고 있다는 점이 시어스랩만의 차별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향후 AI 기술을 한층 고도화하고 실감나는 메타버스 서비스를 개발해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하겠다”고 했다.
서민준 IT과학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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