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점입가경 '네 탓' 공방…"이준석 책임" vs "뒤집어 씌우기"

입력 2022-01-05 10:38   수정 2022-01-05 10:39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 재편을 둘러싼 내홍이 점입가경으로 치닫는 모양새다. 당내에서 이준석 대표로 인해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지지율이 하락했다며 책임론이 불거지자 이 대표는 "후보 지지율 올릴 생각은 안 하고 '누구 탓할까'만 고민하느냐"고 반박했다.

김경진 국민의힘 선대위 상임공보특보단장은 5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과 윤 후보의 결별 원인을 두고 "이준석 대표 문제인 것 같다"라고 꼬집었다.

김 단장은 "이 대표가 윤 후보에 대해 거의 내부 총질에 가까운 과정이 계속해서 있었고 김 위원장이 이를 용인했다"면서 "거기에다 좀 확인이 필요하지만, 선대위 개편안을 이준석과 논의해 만들었다는 얘기도 있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 대표는 선거 국면에서 상대방에 대해선 단 한치의 공격은 없고 내부적인 문제만 실체에 비해 굉장히 극대화 시키는 방법으로 문제를 키웠다"며 "이 대표의 언동은 선거에 전혀 도움이 안 되고 지지율 하락의 결정적 요소가 됐던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국민의힘 사무총장과 선대위 종합지원총괄본부장 직에서 물러난 권성동 의원도 지난 4일 중진의원 모임을 마친 뒤 기자들에게 "이 대표는 당 대표로서 역할을 충실하게 해야 한다"며 "당 대표의 제1 임무는 정권교체의 선봉장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런 부분에서 이 대표의 지금까지 발언을 보면 당의 분란을 조장하고 해당 행위를 한 것"이라며 "중진들이 그 부분에 관해 이 대표를 만나 분명히 짚어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당내에서 불거진 책임론을 강하게 반박했다. 그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애초에 분석을 잘해야 해법을 낼 수 있다"며 "기본적으로 '만물 이준석 설'이니 선대위가 아니라 '이준석 대책위원회'가 된 것"이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오늘도 다들 앉아서 어떻게 이준석에게 뒤집어씌울까 고민만 하고 있을 것"이라며 "내일도, 모레도, 앞으로도 계속"이라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도 비슷한 취지로 발언했다. 그는 "일반적인 상황이라면 '당 대표가 일할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 드려야겠다'면서 제발 복귀해달라고 해도 시원찮을 판에, 시답잖은 이야기를 하면서 감정을 격화시키는 의도는 분명 어딘가에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 의도는 선거에서 후보 지지율을 올릴 생각을 안 하고, 당내 권력 투쟁 같은 '누구 탓할까' 하는 고민"이라며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은 익명을 그만해야 한다. (윤 후보가) 입당할 때 당 대표를 패싱한 건 괜찮고, 후보가 패싱당했다고 기분 나빠하는 건 (안 괜찮나)"라며 불쾌함을 숨기지 않았다.

한편 복수의 국민의힘 선대위 관계자에 따르면 윤 후보는 김 위원장을 해촉하고 직접 지휘가 가능한 실무 중심의 선대본부를 새로 구성해 끌고 나가기로 잠정 확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후보는 이날 오전 11시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와 관련한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bigzer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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