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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완성차 기업들의 주가 움직임은 실제 판매량과는 크게 달랐다. 수익률 1위의 주인공은 GM도, 도요타도, 테슬라도 아닌 포드였다. 포드 주가는 지난 한 해동안 136% 올랐다. 테슬라(50%)와 GM(41%), 도요타(32%)가 그 뒤를 이었다.
시작은 ‘미국의 상징’과도 같은 픽업트럭 F-150의 변신이다. 포드는 지난 5월 전기차모델인 F-150 라이트닝을 공개했다. 반응은 뜨거웠다. 4만달러 미만의 합리적인 가격에 성능까지 갖췄기 때문이다. 1회 충전으로 300마일(482㎞) 주행이 가능하고 견인 하중은 1만 파운드(4.5?)에 달했다.
전기차가 단순힌 친환경적인 운송수단이 아니라 삶의 유용한 도구가 될 수 있다는 것도 강조했다. 악천후 등으로 집에 전력이 끊겼을 때 집 전체에 3일간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기능을 탑재한 것. 이는 곧 신규 고객들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오토모티브 뉴스에 따르면 F-150 라이트닝 고객의 70%가 포드 브랜드나 픽업트럭을 처음 사 보는 신규 고객이었다.
올해 2분기 고객 인도를 앞두고 ‘없어서 못 파는’ 차가 됐다. 20만대 주문을 받은 뒤 선주문을 중단했을 정도다. 포드는 4일(현지시간) F-150라이트닝 생산 규모를 2배로 늘리겠다고 발표했다. 내년 생산 목표 대수는 15만대가 됐다. 인기에 걸맞게 생산능력을 확충하겠다는 소식에 주가는 11.67% 올랐다.
올드카의 상징이었던 포드가 ‘전기차로의 전환’에 성공하면서 짐 팔리 포드 최고경영자(CEO)도 주목받고 있다. 2007년 포드에 영입돼 최고운영책임자(COO) 역할을 하던 팔리 CEO는 2020년 10월 구원투수가 되어 포드의 수장이 됐다. 그의 임무는 전기차 제조회사로의 변신이었다. 테슬라의 장점을 빠르게 흡수했고, 배터리 등 전기차 핵심 공급망도 빠르게 구축했다. SK이노베이션과 합작법인 ‘블루오벌SK’를 세우고 양사가 약 10조원을 투자해 미국내에 배터리 공장 3곳을 건립하고 있다.
팔리 CEO는 내년까지 포드가 전 세계적으로 60만 대의 전기차(EV)를 생산하겠다고 밝혔다. 또 다른 전기차 모델인 머스탱 마하E의 생산 대수를 내년까지 연간 20만대 이상으로 3배가량 늘릴 계획이다. 단기적으로는 테슬라에 이어 두 번째로 큰 전기차 생산 기업이 되는 게 목표다. 장기적으로는 “우리의 야망은 포드가 세계에서 가장 큰 전기차 제조사가 되게 하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내연기관차에 이어 전기차 시장에서도 과거 영광을 재현하겠다는 의미다.
CNBC 주식 평론가 짐 크래머는 “팔리 CEO는 픽업 트럭에 관해서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보다 앞서 있다”며 올해 포드 주가가 더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놨다.
고재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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