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회장은 스폿을 데리고 무대에 오른 이유에 대해 “로봇은 점점 인간과 가까워지고 있다”며 “언젠가는 사람들이 휴대폰을 들고 다니듯 스폿을 데리고 다니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 회장은 “차세대 모빌리티가 영역을 확장하기 위해서는 로보틱스 기술이 필수적”이라며 “로봇 기술은 사물과 사람이 한계 없이 이동할 수 있는 새로운 생태계를 구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자동차에도 자율주행 로봇 기술이 포함돼 있다”며 “로보틱스와 모빌리티는 서로 시너지를 내는 관계”라고 덧붙였다.
현대차는 모빌리티와 로봇의 영역 확장을 극대화하기 위해 메타버스 기술도 활용하기로 했다. 3차원(3D) 가상공간이라고도 불리는 메타버스는 가상과 현실이 상호작용하는 혼합현실을 의미한다. 현대차는 메타버스와 로봇 기술을 활용하면 차 안에서 집 안의 물건 또는 사람과 교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메타버스에 구축된 가상의 집에 접속하면 현실의 집에 있는 로봇과 동기화해 실제로 집에서 행동하는 것처럼 움직일 수 있다는 뜻이다.
멀리서 집 안에 있는 로봇을 통해 반려동물에게 먹이를 주거나 함께 산책을 나갈 수도 있다. 로봇을 이용해 멀리 떨어진 곳을 경험할 수도 있다. 현대차는 이날 화성에 있는 스폿을 통해 집 안에 앉아 그곳의 바람을 느끼고 암석을 집어드는 시대가 올 수 있다는 내용의 영상을 공개했다.
현대차는 이를 ‘로봇 아바타’라고 표현했다. 영화 ‘아바타’에 등장하는 주인공이 다른 행성의 아바타와 동기화된 것처럼 이용자와 로봇이 하나인 것처럼 묶일 수 있다는 게 이유다. 현대차는 사용자가 가상과 현실의 세계를 자유롭게 넘나들며 궁극의 이동 경험을 할 수 있는 세상을 ‘메타모빌리티(메타버스+모빌리티)’라고 표현했다.
정 회장은 모빌리티 업체인 현대차가 로봇 기술에 투자하는 이유를 묻는 취재진의 말에 “인류의 삶에 기여하기 위해서”라고 답했다. 그는 “인류가 더욱 편안하고 쉽게 살 수 있도록 하고 싶다”며 “특히 소외계층이나 장애가 있는 많은 사람이 이동에 불편함이 없도록 돕고 싶고, 이것이 우리의 목적”이라고 강조했다. 정 회장은 현대차의 비전인 ‘인류를 위한 진보’도 여러 차례 언급했다.
상용화 시점에 대해서는 “메타버스 기술 발전 속도에 달렸지만, 가까운 미래에 로봇과 메타버스 세계에 연결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내다봤다. 현대차는 마이크로소프트 등 다른 기업들과도 협업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발표회엔 울리히 오만 마이크로소프트 클라우드&인공지능 부문 부사장이 참여했다. 이 밖에 마크 레이버트 보스턴다이내믹스 회장, 현대차 송창현 TaaS본부장(사장), 현동진 로보틱스랩 상무 등이 무대에 올랐다.
라스베이거스=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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