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소리 나는 그림파일.jpg…디지털에도 찐이 있다

입력 2022-01-06 17:10   수정 2022-01-13 16:15


조선시대 말 대동강 강물을 팔았다는 봉이 김선달은 지금까지도 사기꾼의 대명사로 통한다. 하지만 지금은 누구나 돈을 주고 생수를 사 먹는다. 비슷한 일이 지금 미술시장에서 벌어지고 있다. 지난해 3월 크리스티가 미국 뉴욕 경매에 처음으로 NFT(대체불가능토큰) 작품을 내놨을 때만 해도 미술계는 “바보 같은 사기”(데이비드 호크니)라는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NFT 미술시장은 급성장을 거듭했다. 세계적 영어사전 출판사인 영국 콜린스가 ‘2021년의 단어’로 NFT를 선정할 만큼 호황을 누렸다.

국내에서도 NFT 미술시장이 서서히 자리를 잡는 모양새다. 그라운드X의 클립드롭스, 서울옥션블루의 XXBLUE와 갤럭시아머트리의 메타갤럭시아 등 전문 거래소가 잇달아 생겨나면서다. NFT 투자법과 유의해야 할 점을 상세히 소개한다.
위험 낮추려면 거래소 신중하게 골라야

NFT 투자는 암호화폐 투자와 여러모로 비슷하다. 향후 성장 가능성이 무궁무진해 수익률 대박을 노려볼 수 있는 게 장점이다. 하지만 아직 시장과 제도가 제대로 정비되지 않아 사라질 가능성도 있다. 암호화폐 투자 원칙인 ‘단타 말고 장투, 목돈 말고 여윳돈’은 NFT 투자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손실 가능성을 낮추기 위해서는 안정적인 거래소를 선택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NFT는 일종의 소유권을 주장할 수 있는 영수증 역할만 할 뿐, 실제 작품 파일은 NFT를 발행하는 쪽이 갖고 있다. 거래소가 문을 닫거나 해킹을 당해 파일이 사라지면 연결이 끊기면서 NFT도 무용지물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신생 회사보다는 모기업이 탄탄한 거래소를 택하라고 전문가들이 권하는 이유다.

암호화폐 종류도 잘 선택해야 한다. NFT 작품은 NFT화(化)에 사용한 암호화폐로만 거래된다. 이더리움으로 NFT화된 작품을 클레이튼으로 사고파는 식의 거래는 불가능하다. 이용자가 많은 암호화폐를 선택해야 재판매가 용이하다. 작품 가격이 암호화폐 시세에 큰 영향을 받는다는 이유도 있다. 지난해 11월 장콸 작가의 NFT 작품 ‘미라지 캣3’가 3.5098비트코인에 판매됐는데, 원화로 환산한 작품 가격은 판매 당시 약 2억5400만원이었지만 비트코인 가치가 하락하면서 최근 2억원 안팎으로 떨어졌다.

NFT 작품을 사는 과정 자체는 쉽다. 암호화폐를 구입한 뒤 거래소 계좌에 예치하고, 인터넷 쇼핑을 하듯 작품을 구입하면 된다.
거래량 많은 작가, 디지털 작품 위주로

NFT 시장에서는 신진 작가의 작품이 주로 거래된다. 이름난 국내 작가 중 대부분은 자신의 작품을 NFT화해 판매하는 데 아직 부정적이다. 신진 작가들은 NFT 시장을 통해 이름을 알릴 수 있고, 구매자도 유망한 작품을 선별해 높은 수익률을 올릴 수 있다.

작품을 선택하는 요령은 실제 미술품을 고를 때와 비슷하다. 재판매를 고려한다면 NFT 시장에서 잘 알려진 작가들 위주로 살펴보는 게 좋다. 또한 실물이 있는 작품보다 디지털로만 존재하는 작품이 비교적 안전하다. 자칫 저작권자의 허락을 받지 않고 무단으로 NFT화된 작품을 구입했다가 돈을 날릴 위험이 있어서다.

개별 NFT 작품을 구매하는 게 부담스럽다면 NFT 거래소에 투자하는 것도 방법이다. NFT 거래소와 같은 인프라에 투자하면 위험 부담을 덜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성수영 기자 syo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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