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신문사가 6일 주최한 ‘CES 2022 기술 및 비즈니스 트렌드 웨비나-애널리스트가 본 CES 2022 트렌드’에서 전문가들은 “올해 CES는 기존 산업 간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음을 여실히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인공지능(AI), 로보틱스, 메타버스, 사물인터넷(IoT) 등 첨단기술이 뒤섞여 발생하는 ‘융·복합 기술 빅뱅’과, 그 결과물이 가져올 새로운 시장 수요에 주목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AI 기술도 마찬가지다. 이젠 AI 기술을 쓰지 않는 기업을 찾기 어려울 정도다. 정호윤 한국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인간의 고차원적 사고를 AI로 구현하기 위한 연구가 활발하다”며 “데이터 확보만 잘 이뤄지면 의료 분야 등 민감한 데이터를 다루는 각종 산업군에서도 혁신을 이끌 것”이라고 했다.
코로나19 장기화 영향이 이 같은 대전환을 촉진했다는 분석이다. 개인 안전 공간을 확보하려는 수요가 급증하면서 모빌리티산업이 공간 서비스로 확장할 기회가 새롭게 등장했다는 얘기다.
전기차 확산도 새 비즈니스와 투자 기회를 열고 있다는 평이다. 임은영 삼성증권 수석연구위원은 “전기차는 한 번 충전할 때 20~30분가량이 소요된다”며 “이용자가 차량에서 보내는 비(非)주행시간이 늘기 때문에 자연히 차량이 라이프스타일을 담은 공간 가치를 더하게 된다”고 했다. 그는 “충전하는 동안 게임을 하거나 영화를 볼 수 있는 인포테인먼트 솔루션을 장착한 차량이 늘고, 문화 공간으로서의 전기차 충전소가 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헬스케어도 ‘경계를 넘는’ 산업으로 꼽혔다. 의료장비 공급 등 기업 간 거래(B2B) 위주 산업에서 기업·소비자 간 거래(B2C)를 통해 개개인 삶 전반을 관리하는 라이프케어 산업으로 확장하고 있다. 김충현 미래에셋증권 연구위원은 “환자 진단과 치료가 중심이었던 헬스케어 시장이 일반 대중에게 가까이 다가가는 변곡점에 맞닥뜨렸다”고 분석했다. 그는 “피를 뽑지 않고도 혈당을 측정할 수 있는 연속혈당측정기 등 실생활에서 활용하기 쉬운 기기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들 트렌드에 따라 수혜를 볼 시장으로 AI 반도체와 디스플레이를 꼽았다. 자율주행차·전기차 등 자동차용 프로세서, 로봇용 칩, 메타버스 디스플레이 등의 수요가 빠르게 커질 전망이어서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저전력 고효율 반도체 수요가 늘고, 게임이나 가상현실 콘텐츠를 더 실감나게 즐기게 하는 대형 디스플레이 시장이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선한결/이시은/배성수 기자 alwa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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