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공약으로 탈모치료제 건강보험 적용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가운데, 민주당 의원들이 앞다퉈 '탈밍아웃(탈모 고백)'에 나서며 공약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 후보는 지난 2일 민주당 청년선대위로부터 '리스너 프로젝트(심층 면접 캠페인)'를 통해 취합한 건의사항을 보고 받았다. 이 중 탈모약에 건강보험을 적용하는 아이디어를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 공약으로 만들어도 좋을 것 같다는 의견을 냈다.
이후 디시인사이드 '탈모 갤러리'을 비롯한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큰 호응이 일며 이 후보 지지 선언이 연이어 올라왔다. 여기에 민주당 의원들의 탈모 인증글까지 잇따르고 있다.
김남국 의원은 "대학생 때부터 M자 탈모가 심하게 진행돼 프로페시아를 먹었던 경험이 있어 탈모인의 한 사람"이라며 "저 같은 경우는 대학생 때 한 3개월 정도 먹다 부작용이 생기는 것 같아 복약을 포기했다"고 고백했다.
이어 "복약을 포기하게 된 결정적인 또 다른 이유는 사실 비싼 약값 때문이었다"며 "탈모 정책의 필요성에 크게 공감한다. 좋은 정책이 만들어질 수 있도록 탈모인으로서 겪는 구체적인 의견들을 모아달라"고했다.
박주민 의원도 '탈모갤러리'에 등장했다. 그는 '가발 벗은 지 두 달 됐다'라는 자막이 더해진 영상 캡처 사진과 함께 "인증샷 올린다. 저 맞다. 모두(毛頭)들 행복한 하루 되시라"고 적었다. 사진에는 이마가 훤히 드러난 박 의원의 모습이 담겼다.
김윤덕 의원도 영상을 통해 모발이식 수술 흔적이 남은 자신의 이마 부근을 공개하며 "저는 이미 심었다. 이재명을 반드시 청와대에 심읍시다"라고 말했다.
한편, 전날 이 후보는 '탈모약 건보 적용' 공약과 관련해 "진지하게 접근하면 좋겠다. 저는 신체의 완전성이란 측면에서 탈모가 건보의 대상이 돼야 한다고 본다"면서 "신체의 완전성이라는 게 중요한 가치인데, 탈모는 재정적 부담 때문에 건보료를 다 납부하는 사람들에 대해서도 지원해주지 않은 것이 현실"이라고 밝혔다.
다만 일각에서는 탈모 치료제의 건보 적용시 건보 재정이 더 악화할 수 있다는 우려와 함께 포퓰리즘 공약이라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이 후보는 "재정 부담이 어느 정도인지, 경계선을 어디까지로 정할지 등 문제에 대해서는 자세히 정책본부에서 검토 중"이라며 "이른 시일 안에 입장을 정리하겠다"고 했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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