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동 소리 끄면 재미없어" 수업 중 음담패설 쏟아낸 국어교사

입력 2022-01-06 08:31   수정 2022-01-06 09:16


대전의 한 사립 고등학교 국어 교사가 수업 중 학생들에게 음담패설을 일삼았다는 사실이 알려져 충격을 주고 있다. 학생들은 입시를 앞두고 혹여나 불이익을 받게 될까 두려워 문제 제기도 하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5일 JTBC 보도에 따르면 국어 교사 A 씨는 수업을 진행하면서 여러 차례 음담패설을 늘어놨다. 녹취록에 따르면 A 씨는 '정절(貞節)'이라는 한자어를 설명하면서 "여러분을 만나는 여자는 이미 다른 남자를 겪어봤을 것", "어떤 여자의 처녀성 가져올 수 있는, 획득할 수 있는 남자는 여기 없어" 등의 발언을 했다.

'남녀상열지사'라는 단어를 설명하면서도 "남녀가 서로 열을 낸다는 이야기"라고 했다. 남녀상열지사는 조선 전기의 학자들이 고려가요를 낮춰 부른 명칭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청각적인 자극이 얼마나 중요한데 야동(음란 영상물) 소리 끄고 봐봐, 재밌나. 성인물 배우가 아무리 예쁘면 뭐 해. 소리 들어야지"라고도 했다.


여성의 외모를 평가·비하하는 등의 혐오 발언도 이어졌다. A 씨는 "예쁜 애가 욕하면 당돌하고 귀여운 건데, 못생긴 애가 욕하면 XXX 없는 거지. 예쁜 애가 밝히면 개방적인 건데, 못생긴 애가 밝히면 XXX 겁니다"라고 발언했다.

학생들은 A 씨의 이 같은 발언에 수치심이 들었지만, 입시에 피해가 갈 수도 있을 것 같단 불안감에 선뜻 문제를 제기하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A 씨의 수업에 참석했던 한 학생은 "이런 성차별적이고 성희롱적이고 조롱 섞인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이 시간에 우리 보고 무엇을 배우라고 그렇게 말씀하시는 건지 너무 당혹스럽고 화도 나고 수치스러웠다"고 호소했다.

대전교육청은 설문조사 등을 통해 진상조사를 벌여 A 씨의 발언을 성희롱으로 결론 지었다. 하지만 해당 학교 측은 재단에 속한 다른 학교로 A 씨를 전근 보내기로 했다. 해당 학교는 재단을 통해 운영되는 사립 학교다. 사립학교 교사의 징계는 국공립학교와 달리 이사회에서 별도로 정할 수 있다.

A 씨는 "학생들에게 상처를 준 점에 대해 잘못을 느끼고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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