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이준석 모는 차 타고 참사 현장 방문…박수·환호 논란도

입력 2022-01-07 09:13   수정 2022-01-07 09:14



"후보가 의원총회 직후에 평택에 가는 일정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당대표로서, 택시 운전사 자격증을 가진 사람으로서 후보를 손님으로 모셔도 되겠나."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지난 6일 의원총회)

윤석열 대선후보가 엄지손가락을 높이 치켜세웠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일제히 손뼉을 치며 환호했다. 소방관 3명이 화마(火魔)와 싸우다 숨진 현장에 가기 직전 벌어진 상황이다.

분명 이날 윤 후보는 소방관들의 순직 소식을 접한 뒤 "마음이 무너진다"고 했다. 상기된 분위기로 인해 행동에 신중을 기하지 못한 게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윤 후보는 이날 이 대표의 출퇴근용 자차를 타고 평택의 냉동창고 화재 현장으로 이동했다. 운전대는 이 대표가 직접 잡았고, 김기현 원내대표와 권영세 사무총장이 뒷자리에 앉았다.

약 한 시간에 걸쳐 이동하면서 이들은 선거 전략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선대본부 측은 '평택행 스케치'라는 글을 통해 "작은 이 차는 사실상 움직이는 선대본부였던 셈", "한 차에 탔으니 4분 모두 흩어질 수 없는 운명 공동체"라고 했다. 조문 일정을 정치적 행사로 적극 활용했다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이다. 이 글은 삭제된 상태다.

선대본부 측은 '조문에 가는데 축제 분위기로 가는 게 적절한가'라는 취재진의 질문에 "원래는 후보와 수행원 둘만 비공개로 가려고 했던 것"이라며 "이 대표가 '모시고 가겠다'고 제안해 공개적인 행사가 돼버린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경기도소방재난본부 등에 따르면 이날 평택의 냉동창고 신축 공사장 화재 현장 진화에 나섰다가 연락이 끊겼던 이형석(50) 소방위, 박수동(31) 소방교, 조우찬(25) 소방사가 모두 숨진 채 발견됐다. 순직한 소방관들의 빈소는 평택시 제일장례식장에 마련됐다.

한편, 윤 후보는 이날 오전 소방관 순직 소식을 접한 뒤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마음이 무너진다. 고인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분들에게 깊은 위로를 전한다"며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한 밤낮 없는 헌신에 걸맞은 보호 대책이 필요하다. 반복되는 소방안전사고에 마음이 무겁다. 순직하신 소방 영웅들의 희생을 결코 잊지 않겠다"고 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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