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예능프로그램에서 배우 최우식이 코를 골며 깊은 잠에 빠지자 절친인 박서준은 "8년 만에 처음 봤다"며 화들짝 놀랐다.
그간 최우식은 방송에서 여러 차례 불면증을 겪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그는 최근 진행한 언론 인터뷰에서도 "영화 '기생충' 이후 부담감이 엄청 컸다. '앞으로 연기를 어떻게 해야 하나?', '어떤 작품과 캐릭터에 어떻게 접근해야 하나'라는 생각에 부담감이 컸다. 내 미래를 생각하면 잠을 못 잘 때도 있었다"고 고백했다.
카카오TV 오리지널 '찐경규'에서는 불면증에 시달리는 연예인들이 나와 꿀잠에 도전하는 모습을 그린 불면증 캠프 에피소드를 준비한 바 있다. 이경규를 비롯해 배우 류승수, 에픽하이 타블로와 투컷 등은 각자 "수면제가 없으면 잠을 못 잔다", "잠 드는데 1시간 이상 걸린다", "다음날 아침 일찍 스케줄이 있으면 절대 못 잔다" 등의 증세를 털어놨다.
이처럼 불면증은 현대인들이 흔히 고통받는 질환 중 하나다. 불면증은 수면장애의 일종으로 제때 충분하게 잠을 자지 못하는 것을 의미한다. 스트레스와 피로, 과도한 업무, 쏟아지는 정보에 대한 강박 등 다양한 이유로 많은 이들이 불면증을 겪는다.
불면증을 앓고 있는 20대 후반의 한 여성은 "침대에 누워 있지만 잠들지 못한 채로 아침이 되는 경우가 많다. 한때는 약 없이는 한숨도 못 자기도 했다"면서 "잠이 부족하니 낮에 피로함이 몰려오고 업무에 집중이 안 되는데, 정작 밤에는 또 잠이 오지 않으니 악순환의 반복"이라고 전했다.
국내 불면증 환자 수는 계속 증가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불면증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 수는 2016년 54만2939명에서 지난 2020년 65만8675명으로 무려 21.3%나 증가했다.
잠이 부족하면 식욕 억제 호르몬이 감소하고 식욕 촉진 호르몬이 증가해 비만을 초래할 수 있다. 만성피로로 인해 우울증, 불안, 심혈관질환 등 각종 질병으로 이어질 수도 있으며, 수면장애가 면역력을 떨어트리고 기억력 저하와 치매의 원인이 된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숙면을 취하기 위해서는 스트레스를 줄이고 일정한 생활 패턴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 수면은 바이오리듬과도 관련이 높기 때문에 패턴이 몸에 익도록 해주는 게 좋다. 일정한 시간에 잠들기 어렵다면 다소 피곤할지라도 일어나는 시간을 먼저 지켜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또 잠들기 전 활동량이 많거나 집중을 하게 되면 뇌게 각성하기 때문에 취침 1시간 전에는 어떤 한 가지에 집중해 몰두하는 일을 피해야 한다. 업무에 시달리는 현대인들에게 결코 쉽지 않은 방법이지만 하루동안 받은 스트레스를 최대한 의식적으로 생각하지 않으려 하고, 깊게 숨을 들이쉬고 내쉬는 심호흡을 통해 마음의 평온함을 갖도록 한다.
커피는 오전에만 마시는 걸 추천한다. 체질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보통 성인이 카페인을 분해하려면 5~6시간이 필요하다. 정오에 커피 한잔을 마시면 그 카페인의 4분의 1은 자정까지 혈액 속에 남아있게 된다. 특히 저녁에 마시는 커피는 숙면을 방해하기 때문에 섭취를 피하거나 디카페인으로 마시는 것이 권장된다.
취침 직전까지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는 것은 잘못된 습관이다. TV나 스마트폰에서 나오는 빛은 뇌를 자극한다. 전자기기에서 발생되는 블루 라이트는 멜라토닌 분비를 방해해 숙면을 취할 수 없도록 한다. 낮잠을 자는 습관도 고쳐야 한다.
숙면을 위해서는 침실에서는 일주기성 리듬을 덜 교란하고 멜라토닌 분비 억제가 적은 붉은빛 취침등을 사용하는 것이 좋고, 햇빛이 있는 시간대에 규칙적으로 운동하는 것도 추천한다.
잠자기 전 따뜻한 우유 한 잔이나 치즈는 숙면에 도움이 된다. 술은 수면을 유도하는 것처럼 느껴지지만 잠을 자주 깨게 하는 등 오히려 숙면을 방해한다.
해초류인 감태에는 숙면에 도움을 주는 플로로타닌이 풍부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대추에도 코르티솔 호르몬의 분비를 촉진해 스트레스 완화에 도움을 주는 판토텐산이 함유돼 있어 심신 안정을 돕는다. 멜라토닌의 원천이 되는 체리와 멜라토닌 합성을 위해 필요한 성분인 비타민B6가 풍부한 바나나도 숙면에 좋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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