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나소닉이 일본의 제조 대기업으로는 이례적으로 주 4일 근무제를 도입한다.
구스미 유키 파나소닉 사장(사진)은 7일 투자자 대상 기업설명회(IR)에서 "희망하는 사원은 일주일에 4일만 근무하는 제도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구스미 사장은 "구체적인 근무방식은 오는 4월 지주회사 체제로 이행한 뒤 각 계열사가 노조와 협의해 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주 4일 근무를 선택하는 직원의 급여를 어떻게 조정할 지에 대해서도 구체적으로 정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파나소닉은 4월부터 사명을 ‘파나소닉홀딩스’로 바꾸고 지주회사로 전환한다. 지주사인 파나소닉홀딩스는 자동차배터리와 전자부품 등 8개 사업회사를 거느린다. 어중간했던 사업부 대표의 권한과 책임을 명확히 해 좀 더 적극적으로 선택과 집중을 진행하기 위한 지배구조 개편이다.
구스미 사장은 주 4일 근무제를 도입하는 이유에 대해 "직원의 웰빙을 담보하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부업활동이나 학위 취득, 지역 봉사활동 등 회사 밖에서의 활동을 장려함으로써 일하기 좋은 직장 환경을 만들어 나가는 것이라고 파나소닉 관계자는 설명했다.
파나소닉은 2030년까지 여성 관리자의 비율을 30%까지 늘리고 에너지 사용량을 40% 줄이는 등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방안도 공개했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일하는 방식을 개선하려는 기업이 늘어나면서 일본에서는 주 4일 근무제가 확산하는 추세다.
일본 후생노동성에 따르면 2020년 주 4일 근무제를 실시한 기업은 8.3%로, 2016년보다 2.5%포인트 늘었다. 직원 수가 300~999명인 중견기업의 도입률은 10.6%에 달했다. 직원 1000명 이상 대기업은 8.8%, 100~299명의 중소기업은 9.2%였다. 직원 30~88명인 소규모 기업 비중(7.8%)만 8%에 못 미쳤다.
일본 정부도 저출산·고령화로 인한 노동인구 감소에 대응하기 위해 주 4일 근무제를 제도화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작년 7월 확정한 경제재정운영 기본 방침(호네후토 방침)에 주 4일 근무제 도입을 장려한다고 명시했다.
늘어난 휴일을 이용해 직장인이 새로운 지식과 기술을 익히면 유능한 인재가 성장성이 높은 분야에 자연스럽게 전환 배치되는 효과를 낼 수 있다는 게 정부의 판단이다.
도쿄=정영효 특파원 hug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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