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열광시켰던 '서민 포르쉐' 골프, 6년 만의 귀환 [신차털기]

입력 2022-01-09 07:49   수정 2022-01-09 11:56


8세대 신형 골프가 한국 시장에 화려하게 귀환했다. 6년 만에 돌아온 8세대 골프(사진)는 한층 진화된 모습이었다. 시승을 마친 기자들 사이에선 "골프 GTI(고성능 모델·올 상반기 출시 예정)가 벌써 기대된다"는 반응이 주를 이뤘다. 기본 모델부터 만만치 않은 성능을 보여줬기 때문. 2019년 미국, 유럽 시장에 출시된 뒤 한국 시장에는 다소 늦게 출시된 감이 있지만 6년 만의 공백을 깨고 침체된 한국 해치백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기 충분해 보였다.

지난 5일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경상남도 밀양시 한 카페까지 왕복 약 200km 구간에서 신형 골프와 아테온을 각각 몰아봤다.


이 차는 대중적인 차지만, 달리는 맛도 있는 차다. '서민 포르쉐'라는 별명이 붙은 데는 이유가 있었다. 특히 스포츠 모드로 변환하면 차량이 살짝 단단해지면서 한층 경쾌한 몸놀림을 보인다. 물론 협찬이었지만 영화 '본 얼티메이텀'에서 과격한 추격신에 활용됐을 때도 어색함이 느껴지지 않았을 정도로 탄탄한 주행감이 강점인 차다.

크기가 작지만 고속 주행에서도 안정감을 보여준다. 2.0 TDI 엔진과 7단 듀얼클러치 'DSG' 변속기 조합이 내는 최대 150마력의 동력 성능은 일상 주행에서는 부족함이 없다. 다만 경사 구간, 급가속 시 등 격한 주행 상황에서는 반 박자 늦게 발진하는 경향이 있다.

가파르게 굽이치는 와인딩 구간에서 고속 코너링도 제법 능숙하다. 스티어링 휠 조향은 즉각적이면서 여유가 있다. 급경사 구간도 안정적으로 통과했다. 듀얼클러치의 한계로 꼽혔던 저속 울컥거림 현상도 느껴지지 않았다.


디젤 엔진의 고질적인 문제인 소음은 피할 수 없었다. 신경이 거슬리게 시끄러운 정도는 아니나 전기차, 하이브리드카 등 정숙성을 내세운 차량들과 비교하면 조용한 편은 아니라는 얘기다. 엔진 떨림은 비교적 잘 억누르는 느낌이었다. 고르지 못한 노면에선 독일차 특유의 단단함이 느껴졌다.

골프의 강점 중 하나는 연료 효율이다. 신형 골프의 복합 연비는 L당 17.8km다. 디젤 모델임을 감안해도 효율이 좋은 편이다. 주행을 마친 뒤 확인한 평균 연비는 18.2km/L로 확인됐다. 고속 주행에서는 L당 20km도 넘겼다.

외관은 과거 통통 튀는 외관에서 한층 날렵해졌다. 공기역학적 디자인에 중점을 두면서 전체적으로 램프, 그릴, 범퍼 디자인을 낮고 넓게 가져간 영향이다. 골프의 상징과도 같은 'C필러에서 후면까지 두꺼운 구간'은 이번 8세대에서도 유지됐다. 실내는 넓은 디스플레이, 전자식 기어 노브의 장착으로 이전 모델 대비 트렌디해졌다. 버튼 조작키의 최소화로 간결함도 더했다.


같은 날 시승한 중형 세단 아테온 부분변경 모델은 골프와는 상반되는 차다. 주행은 외관만큼이나 우아하다. 플래그십(기함)이다 보니 정숙성과 컴포트에 조금 더 초점이 맞춰진 차량이나 어댑티브 섀시 컨트롤 기술로 스포츠카의 탄탄한 승차감도 충분히 경험 가능하다. 소음은 골프보다는 좀 더 잘 잡히는 느낌이었다.


신형 골프에도 적용된 '다이내믹 턴 시그널'은 언제 봐도 매력적이다. 공간성도 인상적이다. 특히 2열에 공간을 내주지 않고도 깊고 넓은 트렁크 공간을 확보했다. 실내는 조금 아쉽다. 컴바이너 방식의 헤드업 디스플레이(HUD)는 5000만원대 가격대 차량에 어울리지 않아 보인다. 3000만원대 골프에 도리어 윈드쉴드 HUD가 적용된터라 더 아쉽게 느껴졌다. 공인 연비는 복합 기준 15.5km/L다. 주행 이후 평균 연비는 L당 15.6km 수준이었다.


골프와 아테온에 모두 탑재된 반자율주행 기능인 '트래블 어시스트'는 수준급이었다. 안정적으로 속도를 가·감속했고, 중앙 유지도 적극적으로 해줬다. 고속 주행도 무리 없이 감당해 냈다.

폭스바겐은 두 개의 SCR 촉매 변환기를 장착한 EA288 이보 엔진으로 친환경성에 조금 다가가려는 시도를 보였다. EA288 이보 엔진은 전 세대 대비 질소산화물(NOx)를 약 80%를 저감시켜 최신 유럽 배출가스 규제인 '유로 6d' 기준을 충족한다.

다만 친환경차 시대로 전환이 빨라지고 있는 시기 또다시 디젤 라인업을 들고 온 폭스바겐을 향한 지적은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지난해 폭스바겐은 국내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티록과 준중형 SUV 티구안을 출시하면서 디젤 모델만 들여왔다. 현재 국내에서 판매되는 콤팩트 SUV 티록, 준중형 세단 제타 등 6종의 폭스바겐 모델 중 가솔린 모델은 제타뿐이다.

신형 골프 가격은 2.0 TDI 프리미엄 3625만4000원, 2.0 TDI 프레스티지 3782만5000원이다. 아테온 프레스티지 가격은 5490만8000원부터 시작한다. 1월 프로모션 혜택 적용시 골프는 프리미엄 모델 기준 3300만원, 아테온은 5100만원대에 구매 가능하다.

신현아 한경닷컴 기자 sha011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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