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인스타그램 등 소셜미디어(SNS)에서 이런 게시물 많이 보셨을 겁니다. 이런 계정들은 대개 자신을 ‘자산관리사’라고 소개하면서 재테크를 도와주겠다고 접근하는 게 일반적입니다. 계정을 들어가보면 명품 가방부터 외제차, 호텔, 현금다발 사진 등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투자 수익금이 찍힌 계좌인증도 있습니다. 투자에 성공해 부유한 생활을 하는 사람처럼 보이죠.
대부분은 다른 사람의 사진을 도용해 불법 코인 선물투기를 유도하는 사기계정입니다. 이들이 유도하는 불법 사이트에 투자금을 넣으면 돌려받지 못할 가능성이 큽니다. 어떤 방식으로 피해자들을 현혹하는지, 기자가 직접 계정 소유주와 대화하고 수법을 정리해봤습니다.
소개받은 사이트는 ‘바이낸스-코리아’. 사이트 이름부터 로고까지, 글로벌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인 ‘바이낸스’와 관계있는 거래소로 착각하기 십상입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전혀 관계 없는 불법 사이트입니다. 바이낸스가 실제로 2020년 4월 한국법인을 만들고 ‘바이낸스KR’이라는 국내 서비스를 런칭하기도 했지만 그해 12월에 서비스를 종료했습니다. 또 지난해 9월25일부터는 바이낸스 본사의 한국어 서비스도 제공하지 않고 있습니다. 신고된 가상자산 사업자만 영업할 수 있도록 하는 특정금융정보이용법(특금법)이 실시됐기 때문입니다.
이 계정이 안내하는대로 사이트에 투자금 5만원을 입금했습니다. 2분 단위로 ‘자산관리사’가 매도할지, 매수할지를 지시합니다. 한 거래 당 5000원씩 넣어 12분동안 7회를 거래했습니다. 이들이 기초자산이라고 주장하는 비트코인의 실제 가격 변동과 상관 없이, 리딩으로 7회 모두 수익이 났습니다. 7번 클릭만에 5만원이었던 투자금은 8만3250원으로 불어났습니다. 66.5%의 수익이죠.
“어떻게 이런 수익이 가능하냐”고 묻자 ‘자산관리사’는 황당한 대답을 내놓습니다. “우리는 주식이나 펀드처럼 단순히 차트를 분석하거나 감에 맡기는 게 아니다”라며 “딥러닝 프로세스 기술로 결과값을 뽑아서 89.8% 이상의 적중률을 만들어 낸다”고 주장했습니다.
수익의 맛을 보여준 ‘자산관리사’는 곧바로 더 많은 금액을 투자하라고 종용했습니다. 최소 100만원 스탠다드 등급부터 최대 3000만원 프리미엄 로열 등급까지 5개 등급이 있다고 합니다. “100만원 투자금은 수익 300%, 3000만원 투자금은 수익 450%를 보장한다”며 비현실적인 수익을 약속합니다.
이렇게 비현실적인 수익금을 제시하는 경우, 실제 기초자산인 비트코인과 연동되는 선물 거래소가 아닌 사기 사이트일 가능성 높습니다. ‘스킨’만 비트코인으로 갈아끼운 사실상 온라인 도박 사이트인 셈입니다.
한상준 법무법인 대건 변호사는 "애초부터 투자금을 돌려줄 생각이 없는 피싱 사이트도 있고, 초반에는 입금된 투자금을 돌려막기해서 수익을 지급하다가 어느 순간 투자금을 들고 도망치는 폰지 사기도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최예린 기자 rambut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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