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소설 '뿌리'나 먼저 읽어야"…'인신매매국' 지정된 北의 반발

입력 2022-01-09 14:12   수정 2022-01-09 14:28

북한이 미국의 ‘인신매매국’ 지정에 반발하며 “미국이야말로 자타가 공인하는 인신매매왕국”이라고 주장했다. 흑인 노예 이야기를 다룬 고전 소설 ‘뿌리’를 거론하기도 했다.

북한 외무성은 9일 홈페이지에 글을 올리고 “최근 미국이 우리나라와 중국, 러시아, 쿠바, 시리아를 비롯한 반미적인 나라들을 '인신매매국가'라고 걸고 들었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이어 “미국은 그 누구를 시비하기 전에 자기의 피 묻은 인신매매 행적부터 돌이켜보아야 할 인권범죄국”이라고 덧붙였다.

이같은 반발은 미국이 19년 연속 북한을 인신매매국으로 규정하고 대북 자금지원을 금지하자 터져나왔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지난달 21일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에게 인도적 목적이 아닌 대북 자금지원을 금지하라고 지시했다. 앞서 미 국무부는 지난 7월 ‘2021년 인신매매 보고서’를 내고 북한을 최하위 등급인 3등급으로 분류했다. 3등급은 인신매매 방지 노력을 하지 않는 것은 물론 최소한의 기준과 규정도 갖추지 못했다는 뜻으로 지난해 보고서에서 3등급 국가로는 북한을 비롯해 중국, 러시아, 이란, 미얀마, 쿠바, 시리아, 아프가니스탄 등이 포함됐다.

북한은 미국을 향해 소설 ‘뿌리’를 읽어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1976년 출판된 뿌리는 아프리카에서 노예상인에게 붙잡혀 미국으로 팔려 간 흑인 쿤타 킨테와 후손의 이야기를 담은 소설이다. 전미 도서상과 퓰리처상 특별상을 받았으며 TV 드라마로 제작돼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북한 외무성은 “인신매매를 논하기에 앞서 터무니없이 남을 헐뜯기 좋아하는 미국의 정치인들에게 장편역사소설 '뿌리'를 읽어보았는가 묻고 싶다”며 “소설은 원주민 전멸과 흑인 노예무역으로 피 묻은 과거가 곧 미국사회의 역사적 뿌리라는 것을 사료적으로 깊이 있게 보여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오늘은 그 뿌리에서 강제노동과 성노예 생활, 어린이유괴 등 형형색색의 줄기와 가지들이 뻗어 나와 인신매매의 거목을 이루고 있는 것이 바로 미국사회의 현 실태”라며 “반세기 전에 미국 건국의 죄 많은 역사를 파헤친 알렉스 헤일리가 오늘도 살아있다면 '뿌리'의 연속편을 창작하여 세계 최악의 인신매매왕국인 미국사회의 반동성을 다시금 폭로 단죄하였을 것”이라고 비난했다.

송영찬 기자 0ful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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