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 혁신 고삐를 늦출 수 없는 영역 중 하나가 로봇 분야다. 정부가 규제 완화에 나섰지만 CES 2022에서 확인된 글로벌 산업 발전 속도를 따라잡으려면 속도를 더욱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올해 CES에선 배달 로봇의 활약상이 두드러졌다. 미국 자율주행 기업 앱티브 출신 전문가들이 창업한 ‘오토노미’는 도로 주행은 물론 장애물을 자유자재로 피해 식당, 상점에 물건을 배달하는 로봇을 선보였다. 우리는 일부 ‘시범 서비스’로 지정된 호텔에서나 가끔 볼 수 있는 일이다. 해외에선 이런 풍경이 흔하다. 미국은 배달 로봇을 운송 수단을 넘어 ‘보행자’로 규정하도록 버지니아주, 워싱턴DC, 펜실베이니아주 등에서 법령을 개정했다.
국내 배달 로봇 시장은 우아한형제들·뉴빌리티 등 스타트업 출신 기업을 포함해 LG전자·KT 등 대기업까지 경쟁에 나선 상태다. 규제 혁신 속도는 늦다. 현행 도로교통법상 국내 배달 로봇은 인도와 차도, 횡단보도를 모두 이용할 수 없다. 자동차로 간주돼 인도와 횡단보도를 이용하지 못하고, 동시에 사람이 탑승하지 않아 차도로 나가면 ‘무면허 운전’이 될 수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규제샌드박스 실증특례를 받은 경우에만 일부 가능할 뿐이다. 지난해 1월부터 시행된 ‘생활물류서비스산업발전법’에선 운송 수단의 범주에도 포함되지 못했다. 정부가 올초를 목표로 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지만 상용화 시계는 그만큼 느려졌다. 배달 로봇의 도시공원 통행이나 보도 통행 허용은 2025년에나 가능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이시은 기자 s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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