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조기 금리인상에 이어 양적긴축(QT)까지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에 비트코인(BTC) 가격은 4만1000달러선까지 무너져 내렸다. 주요 지지선으로 거론돼 온 4만4000달러가 무너진 만큼 추가 하락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10일 오후 7시 20분 현재 업비트 원화마켓에서 비트코인은 24시간 전 대비 0.37% 내린 5148만 원(바이낸스 USDT마켓 기준 4만1939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같은 시각 김치 프리미엄(해외 거래소와 국내 거래소의 가격 차이)은 2.48%를 기록하고 있다.
코인마켓캡 기준 작년 12월 2조6000억 달러(약 3130조 원)를 기록한 전체 가상자산(암호화폐) 시가총액은 이날 현재 1조9680억 달러(약 2357조 원) 아래로 줄어 들었다.
아울러 연준은 아예 보유 자산을 내다 파는 '양적 긴축'까지 적극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연준 의사록에 따르면 대부분의 회의 참석자들은 첫 기준금리 인상 이후 대차대조표(보유 자산) 규모를 조기에 줄이기 시작하는 것이 적절할 수 있다는 데 동의했다. '대차대조표 축소'란 시중에 도는 돈을 거둬들이겠다는 뜻이다.
JP모건 역시 "연준의 양적긴축 정책은 월 1000억 달러(약 120조 원) 규모로 공격적인 속도로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재 연준이 보유한 자산은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의 두 배에 달하는 8조8000억 달러(약 1경454조4000억 원)에 이른다.
찰리 리플리 알리안츠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 선임 투자 전략가는 "고용 시장 여건은 (인플레이션을 악화시킬 정도로) 타이트한 상황"이라며 "연준이 오는 1월 FOMC 회의에서 완화정책 기조에서 벗어나 통화정책 정상화를 선언하지 않는다면 오히려 이상한 일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 지난 7일(현지시간) 발표된 작년 12월 미국 실업률은 3.9%로 전문가 전망치(4.1%)를 하회했다. 미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작년 11월 기준 6%대 후반까지 올라 39년래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아유시 진달 뉴스비티씨 연구원은 "비트코인이 4만4500달러(약 5492만 원) 이상으로 회복하지 않으면 계속 하락할 수 있다"면서 "단기 지지선인 4만2424달러선(약 5237만 원)마저 붕괴되면 4만 달러 이하까지 낙폭이 확대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다음 저항선은 4만3500달러(약 5374만 원)로 이를 안정적으로 돌파하면 4만4000달러(약 5433만 원), 4만4750달러(약 5529만 원)까지 회복할 수 있다"며 "만약 4만4750달러를 확실히 돌파하면 상당한 회복세를 보일 수 있다"고 내다봤다.
유명 시장분석가인 케이티 스톡턴 페어리드스트레티지 창업자는 "비트코인의 매도세가 심화하면서 주요 지지선으로 거론되는 4만3000달러선(약 5316만 원)이 붕괴됐고 더 많은 하락이 발생할 수 있다"면서 "추가 하락에 대한 다음 지지선은 3만7400달러(약 4647만 원)로 추정된다. 현재 투자자는 관망하며 매수·매도를 보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유야 하세가와 비트뱅크거래소 애널리스트는 "연준의 예상보다 긴축적인 통화 정책으로 가격 하락 압력이 계속될 것"이라며 "비트코인은 단기적으로 4만달러까지 추가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이어 "다음 주 발표되는 12월 미국 소비자물기자수(CPI)·생산자물가지수(PPI)가 예전보다 개선된 것으로 나타난다면 가격 반등이 나올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가상자산 투자사 갤럭시 디지털의 마이크 노보그라츠 최고경영자(CEO)도 "비트코인은 3만8000달러(약 4700만 원)에서 4만 달러 사이에 저점을 형성할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나는 중장기적으로는 가상자산의 가격 하락을 우려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전통 기업, 기관들이 재무제표에 가상자산을 포함하는 등 낙관적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면서 비트코인의 장기 강세를 전망했다.
강민승 블루밍비트 기자 minriver@bloomingbit.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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