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업계에 따르면 현재 탈모치료제 시장을 이끌고 있는 것은 MSD의 ‘프로페시아’(성분명 피나스테리드)와 GSK의 ‘아보다트’(성분명 두타스테리드)다. 프로페시아는 1997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먹는(경구용) 남성형 탈모치료제로 승인받았다. 아보다트는 전립선비대증 치료제로 허가받은 뒤, 2009년 적응증이 추가되면서 탈모 치료에 처방되고 있다.
탈모는 ‘디히드로테스토스테론(DHT)’이 모낭을 축소시키면서 일어난다. DHT는 남성 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이 대사를 통해 바뀐 물질이다. 프로페시아와 아보다트는 DHT 생성을 억제한다.
프로페시아는 국내 탈모치료제 시장에서 매출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유비스트에 따르면 2020년 국내 탈모치료제 시장은 1300억원 규모다. 피나스테리드 935억원, 두타스테리드 137억원 등이다.
프로페시아는 2020년 414억원의 매출을 냈다. MSD의 국내 법인인 한국MSD가 판매하고 있다. 프로페시아의 복제약(제네릭)인 JW신약의 ‘모나드’는 102억원의 매출로 2위를 기록했다. 피나스테리드 시장에서 두 제품이 절반 이상의 매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이밖에 더유제약 한올바이오파마 제뉴원사이언스 현대약품 등이 프로페시아 제네릭을 국내에서 판매 중이다. 각각 30억~50억원의 매출을 내고 있다.
두타스테리드 시장에서는 아보다트가 100억원의 매출을 냈다. 제네릭인 현대약품의 ‘다모다트’와 JW신약의 ‘네오다트’는 각각 11억원, 4억원으로 2위와 3위였다. 휴텍스 동구바이오제약 한미약품 알리코 등은 아보다트 제네릭으로 각각 2억~3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피나스테리드와 두타스테리드는 6개월 이상 매일 복용해야 효과가 있다. 중단하면 2~3개월 후부터 탈모가 다시 시작된다는 설명이다. 부작용으로는 우울증과 간 기능 이상, 성기능 저하 등이 있다. 또 여성에게는 기형아 발생 위험 때문에 처방할 수 없다.
이에 여성 환자에게는 FDA가 1988년 탈모치료제로 허가한 존슨앤드존슨의 ‘로게인’(성분명 미녹시딜)이 처방된다. 2020년 국내에서는 현대약품의 ‘마이녹실’이 13억원, JW신약이 국내 유통을 맡고 있는 ‘로게인폼’은 11억원의 매출을 냈다.
올릭스는 RNA간섭(RNAi) 기술로 개발 중인 남성형 탈모치료제 ‘OLX104C’에 대해 올해 임상 1상을 시작할 예정이다. 이 후보물질은 탈모 부위에서 DHT와 결합하는 단백질의 발현을 유전자 단위에서 억제할 것으로 기대된다. 탈모 부위에만 주사하는 제형으로 개발 중이다.
JW중외제약은 ‘Wnt’ 신호전달 경로를 활용한 탈모치료제 ‘JW0061’를 개발하고 있다. Wnt 신호전달 경로는 세포의 증식과 재생을 조절한다. 탈모 진행 과정에서는 감소한다. 이를 통해 기존 치료제들이 남성호르몬을 억제해 남성에게만 사용될 수 있는 것과 달리, 여성에게도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JW0061은 Wnt 신호전달 경로를 활성화해 모낭 줄기세포와 모발 형성에 관여하는 세포를 증식하고, 발모를 유도할 것으로 기대된다. 올해 미국 피부과 분야 핵심의료진(KOL) 연구팀과 전임상을 진행해, 내년 임상에 진입할 계획이다.
대웅제약은 피나스테리드의 체내 방출 속도를 늦춰 최대 3개월에 한 번만 주사하는 탈모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현재 호주에서 임상 1상을 진행 중이다. 개발에 성공하면 매일 약을 먹는 번거로움과 비용 부담을 줄이고, 부작용도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 2023년 국내 발매가 목표다.
김예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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