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일부 조건을 충족한 경우엔 정부가 임의로 일정 기간을 가입기간으로 인정해주기도 한다. 사회적 기여를 연금으로 돌려주는 '크레딧' 제도가 여기에 해당한다. 군인들의 경우 복무의 대가로 국민연금 가입 기간을 늘려주는 '군복무 크레딧'의 혜택을 볼 수 있다.
국민연금공단은 "사회적 기여행위인 군복무로 인해 국민연금 가입기간을 확보하지 못한 사람에게 군복무 기간 일부를 가입기간으로 인정함으로써 연금수급기회를 확대하고 적정급여를 보장해 주기위한 것"이라고 제도의 취지를 설명하고 있다.
단, 모든 군필자에게 크레딧을 주는 것은 아니다. 우선 군복무 시점이 중요하다. 2008년 1월1일 이후에 입대해 병역의무를 이행한 경우에만 크레딧을 인정해준다. 군복무 기간에 다른 공적연금에 가입한 이력이 있는지도 봐야한다. 공무원연금법, 군인연금법 등의 가입기간과 겹친다면 기간의 추가 산입이 인정되지 않는다.
6개월간의 보험료 인정액은 노령연금수급권 취득 상시에 적용되는 A값의 절반에 해당하는 소득이 된다. 현재 수급권이 생기는 경우라면 A값인 약 260만원의 절반인 130만원의 9%가 보험료 납입 인정액이 된다.
군복무 크레딧을 적용받으면 실제 연금은 얼마나 늘어날까? 올해 1월부터 국민연금에 가입한 1992년생이 30년간 월평균 300만원을 번다고 가정할 경우 매달 27만원(본인부담액은 절반인 13만5000원)씩 연금보험료를 내고, 만 65세가 되는 2057년부터 매달 88만2500원(현재가치 기준)의 연금을 받게 된다.
하지만 군복무 크레딧 6개월을 인정 받을 경우 월 연금 수급액은 약 1만원 가량 증가한 89만2490원이 된다. 1년간 11만9880원을 더 받는 것이다. 20년간 국민연금을 수급한다고 하면 누적 연금 증가분은 239만7600원에 이르게 된다.
군 복무 추납은 육·해·공 관계없이, 현역·단기복무 관계없이 신청할 수 있다. 보건복지부나 국민연금공단에서 대상자에게 알려주지 않기에 본인이 직접 신청해야 한다. 국민연금 의무가입 상한 나이인 60세 넘어서도 계속 보험료를 내는 임의계속 가입자는 64세까지 신청할 수 있다.
추납 금액은 신청 당시의 기준소득월액을 기초로 산정한 연금보험료가 기준이다. 신청 당시의 소득 수준에 따라 보험료 수준이 달라진다. 보험료에 복무기간을 곱하면 추납 가능금액이 산출된다. 직장가입자는 연금보험료의 절반(4.5%)을 회사에서 부담하지만, 추납의 경우 신청자 본인이 보험료 전부(9%)를 다 내야 한다. 다만 60개월간 나눠 내는 것이 가능하다.
군 복무 추납을 하면 나중에 받는 연금액을 늘릴 수 있다. 월급 300만원을 받는 직장인이 10년간(2021년 1월∼2030년 12월) 국민연금에 가입하고, 군 복무기간의 2년치 보험료를 추납한다고 하면 만 65세부터 매달 받을 연금액이 월 28만6680원에서 월 34만6920원으로 늘어난다. 내야하는 추납 보험료 648만원은 약 108개월만에 회수된다. 20년간 받을 경우 추납 보험료의 2.2배를 더 받는 것으로 계산된다.
군 복무 추납은 1988년 1월 1일 이후 군 복무 기간이 있는 사람만 추납을 신청할 수 있다. 국민연금 제도가 1988년 1월 1일 도입된 탓에 그 이전 기간은 추납할 수 없다.
군복무 추납은 최근들어 크게 늘고 있다. 제도를 도입한 1999년 신청자는 1명에 불과했지만 지난 2020년엔 1210명이 군복무 추납을 했다. 작년에는 1~10월 기준 1669명으로 확대됐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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