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신내 역세권 대단지 아파트 개발 사업 활발

입력 2022-01-11 17:29   수정 2022-02-17 09:18


서울 연신내역 1번 출구로 나가면 은평구 불광동의 노후 주택가가 펼쳐진다. 높은 지대에 소방차가 들어가기 어려운 좁은 길이 적지 않다. 길가에 쓰레기봉투와 폐기 가전제품 등이 쌓여 있는 모습도 목격할 수 있다. 이 일대 정비 사업이 주민들의 호응을 얻어 속도를 내고 있는 이유다.

불광동에서는 역세권 도시정비형 재개발(옛 역세권 시프트)은 물론 도심복합사업, 민간 재개발 등이 속속 진행되고 있다. 개발이 끝나면 약 1만3000가구 규모의 새 아파트촌으로 탈바꿈할 전망이다.

11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불광동 연신내역세권 도시정비형 재개발은 최근 주민동의율 50%를 달성해 은평구에 사전 검토를 신청했다. 이민우 재개발추진위원장은 “지난해 9월부터 12월까지 4개월간 동의서를 받은 결과 이날 현재 52%를 넘겼다”고 설명했다. 이어 “연신내역에서 350m 이내에 있어 역세권 인센티브를 받으면 높은 용적률을 받을 수 있다는 기대가 크다”고 덧붙였다.

역세권 개발이 이뤄지면 1차 역세권(350m 이내)은 최고 층수 35층, 용적률 500%, 2차 역세권(500m 이내)은 용적률 250% 이하가 각각 적용된다. 연신내역이 있는 불광2동은 300가구가 넘는 아파트가 단 한 개도 없는 노후 주택가여서 정비사업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돼왔다. 불광동 C공인은 “올 들어 시세는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이라며 “전용면적 84㎡의 입주권을 신청할 수 있는 대지지분 29.7㎡ 호가가 6억원대”라고 설명했다.

현지 중개업소에서는 개발이 이뤄지면 녹번역 인근 신축 단지 시세를 따라갈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지난해 4월에 들어선 녹번동 ‘힐스테이트 녹번’(952가구의 전용 84㎡는 지난달 14억5000만원(16층)에 새 주인을 찾았다. 현재 호가는 14억5000만~15억원에 형성돼 있다.

다만 이 구역에서 ‘연신내 트리플파크’ 지역주택조합이 2018년부터 조합원을 모집하고 있는 것은 변수다. 연신내 트리플파크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해 주민 총회를 열지 못해 지구 지정에 차질을 빚고 있다”면서도 “역세권 재개발 사업 추진과 관계없이 3차 조합원을 모집 중”이라고 했다.
민간 재건축·재개발도 진행
불광동 독바위역 인근에서도 1753가구 규모의 도시정비형 재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인근 중개업소에 따르면 전용 84㎡ 입주권을 신청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주택(대지지분 29.7㎡) 매물이 6억1000만원에 나와 있다.

‘2·4 공급대책’ 핵심인 도심복합사업도 세 구역에서 추진되고 있다. 불광1구역(불광근린공원 인근)과 불광2구역(불광동 329의 32 인근)은 사전검토 단계에 있다. 각각 1651가구, 1483가구 규모로 조성된다. 연신내역 역세권(3번출구 방향)은 지난달 본지구로 지정됐다. 도심복합사업은 국회 본회의 의결일(2021년 6월 29일) 이전에 소유권이 이전되지 않았을 경우 현금 청산되기 때문에 지금 매매해도 조합원이 될 수 없다.

불광5구역에서는 민간 재개발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전용 84㎡ 입주권을 신청할 수 있는 조합원 주택이 8억5000만원에 매물로 나와 있다. 추정 감정평가액(2억7000만원) 기준 프리미엄이 약 6억원이다. 불광동 600 인근은 지난달 신속통합기획 1차 후보지로 선정됐다. 권리산정기준일인 공모일(2021년 9월 23일) 이후 거래된 주택은 현금청산된다.

불광1구역에서는 신탁방식 재건축이 추진되고 있다. 지난해 하나자산신탁이 시행자로 선정됐다. 인근 D공인은 “조합설립인가가 난 상황에서 조합원 지위를 양도할 수 있는 10년 보유 및 5년 거주 등 요건을 갖춘 매물은 현재 찾아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불광동은 교통 개발 호재가 기대된다. 상업시설이 밀집한 연신내역에는 광역급행철도(GTX)-A가 지나게 된다. 개통 이후 삼성역까지 11분대에 도달해 강남 접근성이 대폭 개선된다.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불광동은 낙후한 주거 환경이 개선되고 교통망이 확충되면 부동산 가치가 상승할 것”이라며 “다만 녹번동보다는 낮은 수준에서 시세가 형성될 전망”이라고 했다.

이혜인 기자 he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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