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11일 세계 5대 경제대국 진입을 목표로 하는 ‘신경제 비전’을 발표했다. 앞서 밝힌 ‘555 시대’(국력 5위, 국민소득 5만달러, 코스피지수 5000) 공약을 달성하기 위한 ‘이재노믹스’(이재명+이코노믹스)의 세부 계획이다. 이 후보는 “4대 대전환과 2대 개혁, 국가 대투자라는 세 가지 축을 기반으로 국가 역할을 확대해 성장률을 끌어올리겠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국가 주도 투자로 성장률을 끌어올릴 수 있다는 것은 구시대적 발상”이라고 우려했다.
산업 분야에서는 135조원의 디지털 전환 투자로 200만 개의 새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구상이다. 제조업은 주력 산업의 제조 공정을 스마트팩토리로 전환하고, 소재·부품·장비 산업 육성에 국가가 개입한다. 이 후보는 “아직 취약한 소부장산업에 더 과감히 지원하고, 규제도 합리화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디지털 혁신 공약발표’에서는 “정부가 교육부터 취업까지 책임지는 휴먼캐피털 제도를 도입해 여기서만 100만 명의 디지털 인재를 키우겠다”고 설명했다. 이 후보는 중소·벤처기업용 모태펀드 10조원을 마련하겠다고 공약했다.
국토 대전환은 고속철도를 중심으로 국토를 ‘5극 3특’ 체제로 재편하겠다는 계획이다. 수도권과 중부권, 동남권, 대경권(대구·경북), 호남권 등 5대 초광역 메가시티를 조성하고, 새만금·전북, 강원, 제주 등 3개의 특별 권역을 설치한다. 이 후보는 “광주~대구 달빛내륙철도를 조기에 추진하고, 가덕도 신공항 개통을 지원해 고속철도를 주요 이동 수단으로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금융개혁은 금융·자본시장 혁신 방안을 담고 있다. 이 후보는 “주가지수 5000포인트 시대를 열기 위해 단 한 번이라도 주가 조작에 가담한 경우에는 다시는 주식시장에 발붙이지 못하도록 하고, MSCI 선진국지수에 한국 시장을 편입시키겠다”고 약속했다. 이 후보는 이날 “(555공약은) 임기 내 목표라기보다 최단기간에 도달하기 위해 제시하는 비전이라고 생각해주시면 좋겠다”고 말했다.
공약이 대부분 정부 투자 확대로 귀결돼 창의성은 물론 실효성이 부족하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인실 서강대 경제대학원 교수는 “이 후보가 얘기한 ‘국토 대전환’은 이미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 대부분 반영된 내용”이라며 “기업과 인재들이 정말로 원하는 대학 규제 완화나 수도권 규제 등에 대한 깊은 고민 없이 ‘돈만 많이 풀겠다’는 식의 만능론”이라고 비판했다.
전범진 기자 forwar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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