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층부터 23층까지 무너진 '광주 화정 아이파크'…"6명 실종자 수색중"

입력 2022-01-12 09:14   수정 2022-01-12 09:15


HDC현대산업개발 '광주 화정 아이파크' 건설현장에서 건물 외벽이 무너져 작업자 6명이 실종된 가운데, 당국이 추가 붕괴를 우려해 안전진단 후 수색에 나서기로 했다.

12일 광주시와 소방당국은 타워크레인 추가 붕괴와 외벽 잔재물 낙하 가능성 등을 확인하는 현장 안전진단을 실시하고 진입해도 안전하다고 판단되면 실종자 수색작업을 재개하겠다고 밝혔다. 안전진단에는 시공사인 현대산업개발이 안전 담당, 공사 담당, 구조설계사, 구조기술사, 크레인 전문가 등 7~8명을 투입한다.

광주시 서구에 고급 주거복합단지로 조성되는 광주 화정 아이파크 건설현장에서는 전일 오후 3시50분께 201동 건물 외벽이 무너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39층 옥상에서 콘크리트 타설작업을 하던 중 38층부터 23층까지 외벽이 붕괴됐고, 이 사고로 28~31층에서 창호 공사 등을 하던 작업자 6명이 실종됐다.

소방당국은 실종된 작업자를 찾기 위해 건물 내부를 수색했으나, 140m 높이의 타워크레인 지지대가 망가진 탓에 추가 붕괴 위험이 있다고 판단, 수색을 중단했다. 실종자 6명을 제외한 22개 업체 소속 작업자 388명은 모두 안전한 것으로 파악됐다.


2019년 공사를 시작한 광주 화정 아이파크는 지하 4층부터 지상 39층 8개 동에 아파트 705가구, 오피스텔 142실 등 847가구 규모로 올해 11월 완공할 예정이었다. 광주의 중심 입지에 최고급 주상복합 아파트를 표방한 단지였지만, 안전성 문제가 불거진 것이다.

광주경찰청과 서부경찰서는 수사 본부를 꾸리고 순찰차 22대와 경찰관 229명을 현장에 투입해 2차 사고 예방을 지원하고 있다. 경찰은 공사 관계자와 목격자 등을 조사하는 한편, 안전진단이 마무리되는대로 현장 감식을 할 계획이다.

국토부는 전문가로 구성된 '중앙건설사고조사위원회'를 구성해 이번 사고 원인을 규명한다는 방침이다. 국토부는 외벽 거푸집인 '갱폼'이 무너지면서 외벽이 붕괴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건물 외벽이 무너지며 인근 지역에서 발생한 정전은 임시 복구됐다. 인근 아파트 110가구와 음식점, 숙박업소 등 일대 상권 34호 등 총 144호가 정전 피해를 겪었다. 한전은 붕괴 사고가 나면서 건물자재가 전신주를 덮친 것으로 추정했다. 한국전력 서광주지사는 "훼손된 선로를 복구한 것은 아니고, 임시로 전력만 공급되도록 조치했다"고 설명했다.

HDC현대산업개발 광주 현장에서 발생한 사고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 6월 HDC현대산업개발 현장인 광주 동구 학동4구역에서는 철거 중이던 5층 건물이 도로 방향으로 붕괴되면서 시내버스를 덮쳐 9명이 숨지고 8명이 다치는 참사가 벌어졌다.

하도급 업체의 철거 과정에서 발생한 참사이지만, 검찰은 시공사도 규정을 준수하지 않은 부실 철거와 공사 계약 비리에 관여했다고 보고 함께 기소했다. 현재 관련자들의 재판이 진행 중이다.

국회는 11일 '학동 참사' 방지를 위한 건축물 관리법 개정안을 가결했다. 하지만 같은 날 동일한 시공사가 붕괴 사고를 일으키며 법안의 취지가 무색해졌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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