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게임은 질병 아니다"…'이대남' 지지율 굳히기 나서나

입력 2022-01-12 13:55   수정 2022-01-12 17:11


최근 20대 지지율에서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게임 산업 관련 정책 공약 발표를 통해 '굳히기'에 나섰다.

윤 후보는 12일 여의도 당사에서 '게임 시장의 불공정 해소'를 위해 ▲확률형 아이템 정보 완전 공개 ▲게임 소액 사기 전담 수사기구 설치 ▲e스포츠 지역연고제 도입 ▲장애인 게임 접근성 불편 해소 등의 공약을 내놨다.

이날 윤 후보는 "게임을 질병으로 보던 기존의 왜곡된 시선을 바꿔야 한다"며 "게임 정책의 핵심은 게이머가 우선이고, 지금까지 게임 이용자에게 가해졌던 불공정 문제를 완전히 해소하겠다"고 운을 뗐다.

그는 먼저 확률형 아이템 정보 완전 공개와 관련해서 "지금까지 게임사는 확률형 아이템의 불공정 행위로 게이머들에게 막대한 피해를 줬다"며 "일정 규모의 게임사에 '게임물 이용자 권익보호위원회'를 설치하여 게임 업계의 투명성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게임 업계가 마치 학교 앞 문방구 '뽑기'와 비슷한 확률형 아이템으로 막대한 수인을 올리면서도 불투명한 확률 정보로 이용자들의 불신을 받아왔던 점을 지적한 것이다. 일부 이용자들은 앞서 한 게임사의 확률형 아이템 조작 사실이 밝혀지자 '트럭 시위'에도 나선 바 있다.

게임 내 소액 사기 근절을 위한 전담 수사기구를 설치하겠다고도 했다.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전체 사이버사기범죄는 2017년 9만 건에서 2020년 17만4000건으로 두 배 가까이 늘었다. 그중에서도 중고 직거래 사기(7만 건→12만 건)와 게임 사기(7000건→9000건)가 가장 많았다. 피해액이 100만 원 이하 소액인 경우가 많고, 처리 절차가 복잡한 데다 처리 기간(평균 3~6개월)도 길어 피해자들이 고소를 포기하는 경우가 많았다.

윤 후보는 "게임 소액 사기가 급증하고 있다. 소액 사건이라 경찰에 신고해도 절차가 복잡하고 시간도 오래 걸려서 많은 피해자들이 고통을 겪고 있다"며 "경찰청에 온라인 소액 사기 전담기구를 설립해서 소액 사기 행위를 완전히 근절시키겠다"고 말했다.


e스포츠가 10·20 세대와 수도권에 편중되지 않도록 '지역 연고제'를 도입한다고도 약속했다.

그는 "e스포츠는 질병이 아니라, 말 그대로 스포츠다. e스포츠는 아시안게임에서도 정식 종목으로 채택돼 있다"며 "e스포츠도 프로야구처럼 지역 연고제를 도입하고 지역별로 e스포츠 경기장을 설립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또한 "어린이와 어르신도 손쉽게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게임 아카데미'를 설치하고 '게임 리터러시' 프로그램도 가동시키겠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윤 후보는 장애인도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게임의 접근성'을 개선하겠다고 했다. 윤 후보 발표에 따르면 현재 비장애인들은 여가 활동으로 평일 41%, 주말 32%가 컴퓨터 게임·인터넷 검색을 하는 반면, 장애인들은 같은 비율이 각각 18%, 15%에 그친다.

윤 후보는 "장애인도 게임을 즐길 권리가 있다"며 "'장애인 게임 접근성 위원회'를 설치해서 장애인을 포함한 누구나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보조기구와 소프트웨어를 개발해서 적극적으로 보급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게임 업계의 불공정 해소와 게이머의 보호를 위해 앞장서고 그렇게 함으로써 게임의 활성화를 촉진시키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리얼미터가 YTN 의뢰로 지난 10~11일 조사해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윤 후보에 대한 만 18세~29세 계층 지지율은 41.3%다. 다른 대선후보들과 두 자릿수 격차를 기록했다. 같은 계층 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에 대한 지지율은 19.7%,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21.3%다. 최근 윤 후보가 여성가족부 폐지, 병사 봉급 인상 등의 정책을 내놓은 게 지지율 증가에 영향을 끼쳤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번 조사는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11명을 대상으로 구조화된 설문지를 이용한 자동응답 전화 조사(ARS) 방식으로 이뤄졌다. 응답률은 10.1%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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