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영국 자산운용사 베일리기포드는 고영에 대한 투자 지분을 7.0%에서 8.1%까지 늘렸다고 공시했다. 글로벌 인프라 운용사로 유명한 퍼스트센티어는 5.1% 지분 투자를 공시했다. 유럽계 금융사 알리안츠의 계열사 알리안츠글로벌도 투자지분을 7.1%에서 8.2%까지 늘렸다고 밝혔다. 공시로 공개된 세 자산운용사의 지분만 합쳐도 고영의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지분(약 21%)를 뛰어넘는다. 고영 관계자는 “세 운용사 모두 경영권과는 관계없는 단순 지분 투자”라고 했다.
이밖에 미국계 자산운용사 웰링턴매니지먼트(투자지분 4.0%), 세계 로봇, 자동화기업에 투자하는 ‘로보 글로벌 로보틱스&오토메이션 인덱스 ETF’(약 3%)도 주요 투자자인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사들의 공통점은 글로벌 우량 주식에 장기투자하는 성격이 강한 운용사란 평가다. 운용자산 4800억달러(약 560조원)인 베일리기포드는 미국 전기차업체 테슬라의 주가가 7달러 수준에 불과하던 2013년부터 테슬라에 투자를 해 2020년 2대 주주까지 올랐던 운용사로 유명하다. 전세계에 성장성과 혁신성을 갖춘 회사를 발굴해 투자하는 곳으로 한국에선 고영을 비롯해 바이오니아, 이오테크닉스 등 극히 일부 업체만 투자했다. 고영 관계자는 “베일리기포드는 2015년부터 고영에 투자를 시작해 매년 지분을 늘리고 있다”고 말했다.
고영이 세계 1위 점유율을 갖고 있는 3D 납도포 검사장비(SPI) 등의 기술 잠재력을 글로벌 투자사들이 높게 보고 있다는 게 회사 측 분석이다. SPI는 컴퓨터·스마트폰·반도체 등에 들어가는 인쇄회로기판(PCB)에 납이 제대로 발라졌는지 검사하는 장비다. 외국계 기관과 접촉했던 고영 관계자는 “해외 투자자들은 특히 자동차 전장 설비에 많이 쓰이는 고영의 ‘3D AOI’에 관심이 많다”며 “자율주행차 등 글로벌 자동차 전장 사업이 계속 커질 것으로 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고영이 국내 중견기업 중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에서 앞서나가는 업체인 점도 투자자들의 관심을 높였다는 분석이다. 고영은 2020년 첫 ESG 보고서 발간에 이어 작년에도 2년 연속 보고서를 발간하는 등 ESG 경영 현황을 대내외 이해관계자와 꾸준히 공유하고 있다. 회사 측은 “탄소배출을 줄이기 위해 사용연한이 지난 법인차를 모두 전기차로 바꾸는 등의 노력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동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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