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페라리도 전동화 전환을 위해 대규모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12일(현지시간) 블룸버그 등에 따르면 페라리는 최근 조직을 △연구개발(R&D) △구매품질 △제품개발 △디지털데이터 △기술기반시설의 5개 부서로 개편했다. 전동화 전환, 자율주행차 등 미래차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다.
기술 완성도 향상을 위해 반도체 제조사 연구원 및 임원도 영입했다. 유럽 최대 반도체 회사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 R&D 책임자로 있던 에르네스토 라사란드라를 R&D 책임자로, 같은 회사 임원이었던 안젤로 페시를 구매품질 책임자로 임명했다.
제품개발 책임자에는 2002년부터 페라리에서 근무한 지안마리아 풀겐지를, 디지털데이터 책임자에는 마이크로소프트 출신 실비아 가브리엘리를 각각 선임했다. 기술기반시설 책임은 2012년부터 페라리에서 일한 다비드 아바테에게 맡겼다.
역시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 출신인 베네데토 비냐 페라리 최고경영자(CEO)는 "페라리의 활동 영역을 넓히기 위한 구조조정"이라며 "새로운 조직은 빠르게 변화하는 환경에서 더 많은 기회를 안겨줄 것"이라고 말했다.
페라리는 2010년대 초만 해도 경영진이 전기차를 안 만든다고 공개적으로 단언한 바 있다. 2016년 제네바모터쇼에서 당시 세르지오 마르키오네 CEO는 "페라리의 매력은 요란한 엔진 소리"라며 "전기로 움직이는 페라리는 절대 생산되는 일이 없을 것"이라고 언급했었다.
직전 CEO였던 루이스 카밀레리 역시 전동화 전환에 미온적이었으나, 2020년 그가 돌연 자리에서 물러나고 존 엘칸 회장의 임시 경영체제로 바뀌면서 페라리에도 변화 바람이 불었다.
엘칸 회장은 지난해 4월 "오는 2025년을 목표로 전기차를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힌 뒤 반도체 전문가인 비냐를 새 CEO에 앉혔다. 블룸버그는 당시 "100년 만의 대변혁을 겪는 자동차 산업에서 테크놀로지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음을 여실히 보여준 사건"이라고 평가했다.
페라리는 2025년 첫 전기차를 공개하고 203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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