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C현대산업개발이 광주광역시에서 7개월 만에 또다시 대형 붕괴 사고를 내자 내부 관리의 총체적 부실이 그대로 드러났다는 평가가 나온다. 오는 27일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을 앞두고 사고 예방에 만전을 기해야 할 대형 건설사가 공사기간 단축에 급급해 참사를 불러일으켰다는 지적이다.
12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지난 11일 외벽 붕괴 사고가 난 광주 화정동 화정아이파크는 HDC그룹 계열사인 HDC아이앤콘스가 시행하고 HDC현대산업개발이 시공을 맡았다.
작년 6월 광주 학동4구역 재개발 철거작업 붕괴 사고는 HDC현대산업개발이 공사에 들어가기 전 하도급업체의 건물 철거 과정에서 발생했다. 이번엔 HDC현대산업개발이 시공하는 도중 벌어진 사고여서 책임론이 커질 전망이다. 이번 사고는 콘크리트가 충분히 양생(養生)되지 않은 상태에서 강풍이 불어 타워크레인 지지물과 거푸집 등이 하중을 견디지 못해 일어났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경찰과 소방당국은 보고 있다.
광주시는 이날 HDC현대산업개발에 공사 중지 명령을 내렸다. 이 건설사가 광주에서 짓고 있는 5개 단지(7948가구) 공사가 전면 중단됐다. 유병규 HDC현대산업개발 대표는 “책임을 통감한다. 유관기관과 긴밀히 협조해 실종자 수색에 만전을 기할 것”이라는 사과문을 발표했다. 건설업계에선 지난해 기준 시공능력평가 9위인 HDC현대산업개발이 영업정지 등 강도 높은 행정처분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향후 수주 등에 타격이 클 것”이라는 우려가 높아지면서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HDC현대산업개발은 4900원(19.03%) 급락했다. 최근 1년 최저가(2만450원) 수준인 2만850원에 장을 마감했다. 지주회사인 HDC도 12.89% 떨어졌다.
하헌형/광주=임동률 기자 hhh@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