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변호사비 대납 의혹’ 최초 제보자가 숨진 채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12일 양천경찰서에 따르면 경찰은 전날 오후 8시 35분경 서울 양천구의 한 모텔에서 숨진 이모씨를 발견했다. 경찰은 “현재까지 타살 정황은 없는 것으로 보이나 정확한 사인을 밝히기 위해 부검을 실시해 사망 경위 등을 수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객실에서는 외부인이 억지로 침입한 흔적이나 극단적 선택에 쓰이는 도구 등도 발견되지 않았다.
이씨의 가족은 “지난 8일 이후 이씨와 연락이 두절됐다”며 경찰에 실종 신고를 한 뒤 모텔 측에 객실을 확인해달라고 요청했다. 모텔 종업원은 객실에서 인기척이 없자 비상 열쇠로 문을 열고 들어갔고, 침대에 누운 채 사망한 이씨를 발견했다.
이씨는 이재명 후보의 변호사비 대납 의혹을 처음 제보한 인물이다. 이 후보가 과거 경기도지사로 있던 시절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등으로 재판을 받을 때, 변론을 맡았던 이태형 변호사가 변호사비 일부를 이 후보가 아닌 S사라는 한 기업으로부터 받았다는 의혹이다. 숨진 이씨는 이 변호사가 수임료로 현금 3억원과 S사의 전환사채 20억원어치를 받았다고 주장해왔다.
이씨는 숨진 채 발견된 모텔에 석달 전부터 머문 것으로 알려졌다. 이민석 깨어있는시민연대당(깨시연) 대표는 “숨진 이씨가 모텔에 장기투숙한 이유는 모르지만, 고발 이후 평소 신변에 위협을 느끼며 본인이 묵는 장소를 주변인들에게 알리지 않았다”고 했다.
20년 가까이 민주당 당원으로 활동한 이씨는 ‘친문 단체’로 알려진 깨시연에 이 후보의 의혹에 관한 녹취록을 제보했다. 깨시연은 지난해 10월 이 후보가 변호사 선임료 지급내역을 허위로 공표했다며 검찰에 고발했다. 이 사건은 수원지검이 수사 중이다. 이 후보 측도 깨시연의 고발 이틑날 이씨와 깨시연이 허위사실을 유포했다며 맞고발로 대응했다.
최예린/장강호 기자 rambut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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