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배구조 재편 바쁜 하림지주, 시장성 조달 확대 전망[김은정의 기업워치]

입력 2022-01-13 06:09   수정 2022-01-14 09:21

이 기사는 01월 13일 06:09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하림지주가 올해 자본시장에서 적극적으로 조달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추진 중인 지배구조 개편과 자체 사업 강화를 위한 계열사 지원 자금이 필요할 것이란 판단에서다.

13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하림지주는 오는 3월 주식교환을 통해 엔에스쇼핑을 100% 자회사로 편입한다. 이후 홈쇼핑 사업 부문과 투자 부문을 분할하고, 분할 신설되는 투자법인을 합병해 하림산업 등을 직속 자회사로 편입할 계획이다.



국내 신용평가사들은 주식 교환 과정에서 주식매수청구권 행사에 따른 자금 부담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현재 시점에서 이번 지배구조 개편으로 당장 하림지주의 신용도가 조정되진 않겠지만 주식 교환 과정이나 분할·합병 이후 하림산업의 양재동 복합물류센터 개발 사업 진행에 따른 재무적 영향을 관찰할 필요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김응관 한국신용평가 연구원은 "지배구조 개편 이후에도 주력 자회사 중 하나인 엔에스쇼핑의 안정적인 영업현금창출능력이 인정된다"면서도 "자회사 지분 이관으로 보유자산에 기반한 엔에스쇼핑의 재무적 융통성이 약화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국내 신용평가사들은 일단 하림지주가 현재 A- 신용등급(기업 신용등급 기준)을 유지하는 데 큰 무리가 없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하림지주의 신용등급은 그룹 주력사인 팬오션, 엔에스쇼핑, 선진 등의 신용도를 기준으로 하고 있다. 자산과 현금흐름이 자회사의 실적, 수수료, 배당 정책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기 때문이다.

팬오션은 탄탄한 거래처와 체결한 장기 운송 계약을 토대로 우수한 수익성을 내고 있다. 지난해 우호적인 시황과 탄력적인 선대 운용으로 이익창출능력이 더 좋아졌다. 올해도 실적 흐름이 좋을 것이란 전망이 많다.

엔에스쇼핑도 TV홈쇼핑 시장의 제도적인 진입 장벽과 식품 분야의 경쟁 우위를 바탕으로 안정적인 영업실적을 내고 있다. 방송 송출 수수료 인상 가능성과 업계 경쟁 심화로 양적인 성장에 제약이 있지만 현재 수준의 영업수익성은 유지할 전망이다.

사료·축산 사업을 하는 선진은 양돈 수직계열화를 통해 안정적인 거래처를 확보하고 있다. 국제 돈육시세 상승으로 수입량이 줄고 국내 돈가가 상승세로 전환하면서 영업수익성이 좋아지고 있다.

다만 투자자금 소요로 계열 전반의 차입 부담은 커지고 있다. 2017년 이후 그룹 전반의 설비투자 지출이 커지고 있어서다. 연결 기준 그룹의 순차입금은 2017년 말엔 2조5000억원이었는데 지난해 9월 말로는 4조6000억원으로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향후에도 선박투자를 포함한 그룹 차원의 핵심 사업 강화, 신사업 확장 등 투자가 예정돼 있어 투자 부담이 늘어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송민준 한국신용평가 실장은 "대규모 개발 사업인 양재동 복합물류센터의 경우 그룹의 자금 부담을 최소화할 계획이지만 사업 진행 과정에서 그룹의 투자 부담이 확대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투자자 유치를 통한 투자 부담 완화 여부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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