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에서 마주친 남매에게 먹을거리를 사주고 나왔다는 미담이 온라인 상에서 화제를 모으고 있다.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편의점 다녀왔는데 눈물이 난다'는 제목의 글이 게재됐다.
글쓴이 A 씨는 밤 11시경 맥주를 사기 위해 편의점을 들렸다. 맥주를 고르던 A 씨는 5~6살로 보이는 남자아이가 과자를 골라 계산대로 뛰어가는 것을 보았다.
A 씨는 "제 앞엔 초등학생으로 보이는 여자아이가 서 있었고, 남자아이가 가져온 과자의 금액을 확인하더니 '이건 비싸서 안돼' 하더라"라고 설명했다.
누나의 말을 들은 남동생은 다시 쪼르르 뛰어가서 부피가 작은 과자를 집어 계산대에 다시 올려놓았다. A 씨는 "다시 고른 과자도 역시 한도 초과였다"라고 했다.
결국 남매가 고른 물건은 컵라면 두 개, 소시지, 삼각김밥 하나였다. A 씨는 "대충 느낌이 오더라. 이전에도 이사 오기 전 동네에서 비슷한 상황이 있어서 약간 정을 베푼답시고 살짝 도와줬던 게 떠올랐다"고 했다.
A 씨는 남매에게 "아저씨 빨리 계산하게 해 주면 너희 먹고 싶은 것 다 사줄게"라고 말했다. 그는 "순간 머리 굴린 게 그 말이었다. 아이들이 안심하고 마음 상하지 않게 해주어야 했다"고 당시 상황에 대해 설명했다.
누나로 보이는 아이가 잠시 주춤하더니 A 씨 뒤로 물러섰다. A 씨가 계산을 끝내니 두 아이는 A 씨만을 빤히 보고 있었다고.
A 씨는 "너희가 양보해 줘서 아저씨가 선물하는 거"라며 "먹고 싶은 거 다 골라. 엄청 많이 골라도 돼"라고 했다.
쭈뼛거리던 남자아이는 라면 몇 가지와 과자 2개를 골라 넣었다. A 씨는 "여자 아이는 먹을 것 하나 안 고르고 주방세제를 넣더라. 진짜로 마음이 찢어지는 듯했다. 그래서 내가 바구니 하나 더 들고 과자, 소시지, 빵 등을 골라 계산대에 올렸다"고 했다.
계산을 끝낸 A 씨는 아이들에게 "걱정 말고 그냥 가져가서 맛있게 먹어"라고 말했고, 아이들은 힘없는 목소리로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라고 했다.
A 씨는 "편의점 모퉁이 쪽에서 아이들을 슬쩍 보니 봉지를 이리저리 휘저으며 뭐가 있나 보더라. 남동생이 봉지 안을 보면서 웃는 게 지금도 생각나고 집에 걸어가면서 주륵주륵 울었다"고 했다.
네티즌들은 "꼬마 아이가 주방세제를 고르다니 가슴이 짠하다", "좋은 분 만나 아이들에겐 큰 행운이었을 것", "참 마음이 따뜻해지는 사연", "아직 세상이 살 만하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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