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오스템임플란트, 급등주 추격하다 수십억 날렸다

입력 2022-01-13 16:10   수정 2022-01-13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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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템임플란트가 횡령 사고가 터지기 전부터 회삿돈으로 급등주에 투자하다 수십억원을 손해본 것으로 나타났다.

2020년 4분기~2021년 3분기 사업보고서를 조사한 결과 오스템은 분기마다 고유자본으로 2~5개의 상장주식을 사고팔았다. 대형주 뿐 아니라 텔콘RF제약, 씨에스윈드 등 중소형주까지 투자했다. 대부분 주가가 급등하던 시점에 매수해 내릴 때 팔아치웠다.

증권업계는 횡령 사건의 피의자이자 전 재무팀장인 이모씨가 투자를 주도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오스템이 주식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기 시작한 시점이 이모씨의 입사 시기(2018년)와 일치하기 때문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이모씨가 재무팀장으로 재직하면서 회사 고유자금 운용까지 맡았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급등주를 골라 투자하는 모습도 이모씨의 투자패턴과도 비슷하다. 이모씨는 횡령금으로 동진쎄미켐, 엔씨소프트에 투자했지만 모두 손실을 입었다.

2020년 4분기 오스템은 나이벡(취득액 74억6328만원), 텔콘RF제약(61억104만원), 삼성물산(13억7985만원)을 신규 매수했다. 이 가운데 텔콘RF제약과 삼성물산은 2021년 1분기에 전부 매도했다.

2020년 4분기(10~12월) 텔콘RF제약 주가는 5600~8700원에 움직였다. 하지만 텔콘RF제약을 팔아치운 2021년 1분기(1~3월) 주가는 4900~6100원에 거래됐다. 주가가 3개월 내내 흘러내렸기 때문에 손실을 봤을 확률이 높다.

삼성물산 투자로도 손실을 봤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삼성물산은 2020년 10월초 10만원에서 그해말 12월 14만원까지 급등했다. 하지만 2021년 1월 16만원을 찍고 그해 3월 11만원대까지 떨어졌다.

2021년 1분기 텔콘RF제약과 삼성물산을 처분하면서 SK하이닉스(15억6061만원), 삼성전자(6억7745만원), 씨에스윈드(4억6061만원), 효성중공업(12억3713만원), 금호석유(5억8253만원)를 사들였다. 삼성전자를 제외한 4개 종목을 다음 분기인 2021년 2분기에 처분했다.

2021년 1분기는 SK하이닉스가 15만원까지 오르며 최고점을 기록했다. 하지만 2021년 2분기말 12만원대로 떨어졌다. 이 시기 삼성전자도 9만원대까지 올랐다가 7만원대로 급락했다. 주가가 우하향하는 구간이었기 때문에 손실을 봤을 가능성이 높다. 삼성전자의 경우 2021년 2분기 추가 매수를 통해 10억5830만원까지 보유액을 늘렸지만 주가가 반등하기 전인 3분기 모두 매도했다.

이같은 투자 습관을 기른 것은 과거 성공 경험 때문으로 보인다. 2018년 3분기 오스템은 KODEX레버리지(27억3870만원), 코스닥150레버리지(3억4834만원), SK디스커버리(37억5296만원), SK케미칼(86억203만원)을 매수했다.

오스템은 이들 4개 종목을 2020년 4분기에 처분하면서 막대한 수익을 올렸다. 코로나19 이후 증시가 급등하면서 KODEX레버리지와 코스닥150레버리지로 최소 두배 수익을 건졌다. SK케미칼로는 3~5배, SK디스커버리로는 2~3배 수익을 냈다.

박의명 기자 uimy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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