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서울에서 민간 분양시장을 통해 59개 단지, 5만4400여 가구가 공급될 것으로 집계됐다. 분양가 규제로 공급이 눈에 띄게 감소한 지난해와 비교하면 8배가량 늘어난 규모다.
13일 부동산시장 분석업체 부동산인포에 따르면 올해 서울에서 분양시장을 통해 민간아파트 총 5만4445가구(총가구 기준. 임대제외)가 공급된다. 이 중 일반분양을 통해 시장에 나오는 것은 1만9305가구다. 지난해 계획됐던 물량중 2만5000여가구가 분양가 문제 등으로 해를 넘기게 되면서 올해 예정 물량이 크게 증가했다.
올해 공급되는 물량의 약 90%는 재건축과 재개발 등 정비사업을 통해서다. 총 2만6989가구(49.6%)가 재건축, 2만623가구(37.9%)는 재개발 사업을 통해 공급된다. 지난해에는 재개발·재건축 비중이 63.3%로 낮았다.
올해 최대어는 강동구 둔촌주공 재건축이다. 일반분양 가구만 4700여가구에 달하는 단지로 이르면 올 상반기 중 분양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둔촌주공을 포함해 지난해 분양이 무산됐던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 원펜타스, 서초구 방배5구역, 동대문구 이문1구역 등도 상반기 분양을 준비중이다.
반포동 알짜입지로 꼽히는 래미안 원펜타스는 신반포15차를 재건축한다. 지하 4층~지상 최고 35층, 6개 동 641가구 규모로 이 중 263가구를 일반에 공급한다. 총 2904가구가 들어설 예정인 이문1구역은 전용 52~99㎡ 803가구가 일반분양으로 나올 전망이다. 서울내 흔치 않은 추첨제 물량이 포함돼 시장에서 주목받는다.
이 밖에 △송파구 신천동 잠실진주 재건축 △동대문구 이문동 이문 3구역 △성동구 행당동 행당7구역 △서대문구 홍은동 홍은13구역 △서대문구 영천동 영천재개발 등이 올해 대표단지로 꼽힌다. 잠실마이스개발 등의 수혜가 기대되는 잠실진주는 재건축을 통해 지하 3층~지상 35층, 23개 동, 2678가구로 조서된다. 이 중 일반 분양은 819가구로 예상된다.
서울에는 2000년대 중반만해도 연평균 3만~4만가구 꾸준히 공급돼 왔다. 2018년 이후 공급규모가 연 2만가구대로 줄어든 데 이어 지난해에는 6945가구가 공급되는 데 그쳤다. 공급가뭄으로 인한 집값불안과 청약경쟁률 급등 등 부작용도 많다. 서울 분양 아파트의 1순위 평균 경쟁률은 163.84대 1을 기록했다. 2019년 31.6대 1, 2020년 79.7대1과 비교하면 예년대비 크게 증가한 수준이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올해는 지난해 미처 분양하지 못한 물량들까지 더해져 분양시장에 한결 숨통이 트일 전망”이라며 “서울공급은 정비사업에 의존할 수 밖에 없는 구조를 감안해 규제를 합리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