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호 서울시의회 의장은 13일 오세훈 서울시장을 겨냥해 “가까스로 합의한 예산을 제발 정쟁의 도구로 이용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오 시장이 연일 페이스북에서 ‘지못미(‘지켜주지 못해 미안해’를 줄인 말) 예산 시리즈’란 제목으로 시의회를 공개 비판하는 것을 중단해 달라는 요구다.
김 의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거듭된 숙고와 이해로 합의된 예산을 두고 더 이상 갈등을 조장하지 말라”며 이 같은 글을 올렸다. 그는 “이제는 주어진 예산을 제대로 집행하며 시민들이 믿고 의지할 수 있는 서울시의 모습을 보여줘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특히 오 시장의 ‘지못미 예산 시리즈’와 관련해 “오 시장은 법정기한 마지막 날까지도 고심을 거듭하며 서울시와 시의회가 함께 마련한 2022년도 예산을 두고 ‘지못미 예산’이라는 주홍글씨를 붙였다”며 “이번 예산의 의미와 가치를 심각하게 훼손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올해 예산안 협의의 최우선 과제는 민생위기 극복이었다”며 “자영업·소상공인을 비롯 코로나19 취약 계층을 위한 최선의 노력이었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오 시장이 주요 자치·협치 예산을 삭감 편성한 데 대한 불쾌감도 나타냈다. 그는 “오 시장 재임 후 끊임 없이 훼손 및 왜곡돼 온 자치와 협치 정신을 회복하는 일은 이번 시의회 예산안 심사에서 매우 중요한 기조였다”며 “시의회는 전년도 수준으로 복원을 요청했지만 서울시는 단 한 발자국도 양보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2021년 대비 주민자치위원회, 시민참여예산이 각 90억원, 165억원 삭감된 것을 대표적 예로 꼽았다.
오 시장과 김 의장은 지난 6일부터 각자 페이스북에서 ‘상생주택’ ‘지천 르네상스’ 등 올해 예산안 관련 설전을 이어오고 있다. 오 시장은 이날도 페이스북에 ‘지못미 예산 시리즈 4-서울 영테크, 청년 대중교통 요금 지원’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시의회를 비판했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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