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상어, 유튜브 첫 100억뷰…전세계인이 한번 이상 봤다

입력 2022-01-13 17:15   수정 2022-01-21 18:11


“베이비 샤크(baby shark) 뚜루루뚜루~.”

한국 유아용 콘텐츠 ‘핑크퐁’의 ‘아기상어 체조(baby shark dance)’ 영상이 13일 오후 4시 유튜브 조회수 100억 뷰를 달성했다. 세계 최초다. 2020년 11월 70억 뷰로 세계 1위를 차지한 데 이어 15개월 만에 100억 뷰 돌파라는 신기록을 세웠다. 현재 조회 수 2위인 가수 루이스 폰시의 ‘데스파시토(Despacito)’ 뮤직비디오보다 23억 뷰 정도 많다. 전 세계 인구(78억 명)가 한 번 이상 본 셈이고, 누적 시청 시간(총 4만3000여 년)은 구석기 시대부터 현재까지 재생된 것과 마찬가지다.

2016년 6월 공개된 2분 16초짜리 영상엔 ‘아기상어’ 노래의 영어 버전에 맞춰 아이들이 춤을 추는 모습이 담겨 있다. 이 콘텐츠를 만든 더핑크퐁컴퍼니의 공동 창업자인 이승규 부사장(사진)은 “처음 영상을 만들었을 땐 이렇게까지 큰 인기를 얻을 것이라고 예상하지 못했다”며 “단순하지만 귀에 맴도는 멜로디, 따라 하기 쉬운 율동, 화려한 색감을 내세운 캐릭터들 덕분에 세계적인 관심을 받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2010년 스마트스터디로 출발한 이 회사는 2015년 해외시장 진출을 목표로 아기상어 노래와 캐릭터를 제작했다. 노래는 저작권 없는 미국 구전 동요를 찾아 반복적인 후렴구와 새로운 비트를 가미해 만들었다. 이날 100억 뷰를 기록한 영상은 2016년 제작된 것으로, 이를 중심으로 전 세계에 아기상어 노래가 확산됐다. 이 부사장은 “2017년 인도네시아에서 영상에 맞춰 노래와 안무를 따라하는 ‘베이비 샤크 챌린지’가 시작된 것이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며 “당시 유튜브 채널 구독자가 300% 넘게 증가했고, 이를 기점으로 대대적인 해외 마케팅을 펼쳤다”고 설명했다.

미국, 유럽 등 주요 시장으로 확산한 데는 필리핀 유모들의 힘도 컸다. 필리핀과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권에서 이를 접한 사람들이 미국과 유럽에서 베이비시터로 일하면서 아이들에게 핑크퐁을 들려준 것. 이후 아이들은 물론 어른들도 많은 관심을 가지면서 폭발적인 인기를 얻게 됐다. 아기상어 노래는 워싱턴 내셔널스의 응원가가 돼 미국 메이저리그 야구장에 울려 퍼지기도 했다.

유튜브라는 새로운 플랫폼을 적극 활용한 것도 큰 도움이 됐다. 1년에 500~600개의 핑크퐁 콘텐츠를 만들고, 이를 꾸준히 유튜브 채널에 노출했다. 지금까지 총 20개 언어로 5000여 편의 아기상어 콘텐츠가 만들어졌다. 이 같은 전략으로 이 회사 매출은 2015년 95억원에서 2020년 677억원으로 급증했다.

더핑크퐁컴퍼니는 해외 사업을 더욱 확장하기 위해 법인도 잇달아 세우고 있다. 이 부사장은 “미국 로스앤젤레스, 중국 상하이, 홍콩에 이어 최근 네 번째 법인을 싱가포르에 설립했다”며 “동남아 사업을 관장하는 거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식재산권(IP) 확장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는 “올 상반기에 3D(3차원) 콘텐츠 시리즈, 2D(2차원) 공룡 애니메이션 등을 공개할 계획”이라며 “웹툰 및 웹소설 사업에도 진출해 10~20대 공략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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