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차 핵심부품 '희토류 영구자석' 국내 유일 생산

입력 2022-01-13 18:22   수정 2022-01-13 23:52


“친환경 미래차 시대가 도래하면서 내연기관용 부품을 생산하는 자동차 부품업체들은 위기 상황에 처했지만 성림첨단산업은 다릅니다. 대구 테크노폴리스 공장이 가동되면 희토류 영구자석 분야 세계 1위로 올라설 수 있습니다.”

공군승 성림첨단산업 대표는 13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대구 테크노폴리스 1만1410㎡ 부지에 380억원을 투자해 고내열성 영구자석 제조공장을 건립하고 하반기 양산을 본격화할 계획”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대구 성서산업단지의 성림첨단산업은 국내 유일의 희토류 영구자석 생산설비를 갖추고 있다. 이 회사는 대구와 경북 영천 그리고 중국 허난성에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대구의 2호 리쇼어링(해외 진출 기업의 본국 회귀) 기업으로 대구 투자를 확정했다.

공 대표는 “미래차 핵심 부품 중 하나인 영구자석 생산의 중심을 중국에서 대구로 이전하는 것”이라며 “국내로 돌아온 것은 중국의 희토류 무기화에 대비한 국가 차원의 소재·부품 독립이라는 의미도 크다”고 강조했다.

1994년 창업한 성림첨단산업은 2002년부터 컴퓨터 하드디스크에 들어가는 영구자석을 국산화해 생산했다. 2013년부터는 현대자동차의 YF소나타 하이브리드에 영구자석을 공급하면서 전기차용 영구자석 생산을 본격 시작했다.

20년간 기술력을 축적해온 성림의 최대 경쟁력은 고온에서도 자성을 유지시키는 기술이다. 하이브리드카는 엔진과 모터 열로 200도, 전기차는 모터 열로 170도까지 올라간다. 자석은 고온에서 자성을 잃기 쉽다. 이를 막아주는 게 디스프로슘(Dy)이나 테르븀(Tb) 같은 중희토류다. 영구자석에 들어가는 고가 중희토류를 최대한 적게 사용하면서 강한 자성을 유지하는 게 핵심 기술이다. t당 일반 희토류는 2억원 수준이지만 중희토류는 26억원에 이를 정도로 고가다.

공 대표는 “희토류 영구자석은 미국과 유럽에도 생산하는 곳이 없다”며 “종주국인 일본, 중국보다 뛰어난 제조 비법과 장비, 공정기술을 독자적으로 확립해왔다”고 설명했다. 공 대표는 “국내 완성차는 물론 글로벌 기업으로부터도 2~3년치 선주문을 받은 상태”라고 소개했다. 이 회사 매출은 2020년 400억원에서 지난해 700억원으로 불어났다. 올해는 1200억원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세계 최고의 기술을 개발한 비결은 회사가 어려운 상황에서도 매년 20억원대의 연구개발비를 지속 투자해온 것”이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지역 산업계에서는 “세계 최고의 일본 기업을 상대로 과감하게 도전장을 던진 공 대표의 기업가정신이 대구와 한국의 미래차산업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 회사의 소재 국산화는 장비 국산화로도 이어졌다. 희토류 영구자석을 생산하는 장비를 대당 28억원대인 일본산을 대체해 국산화했다. 공 대표는 “희토류 영구자석은 정보통신용과 전기차용 수요가 폭증하고 있지만 성림첨단산업을 포함해 세계에서 4개 기업만 생산할 수 있다”며 “대구 테크노폴리스 공장이 가동되면 세계 1위로 올라설 수 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공 대표는 “희토류 확보를 위해 리사이클 공장도 건립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대구=오경묵 기자 okmoo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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