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을 죽이겠다"고 위협하고, 흉기를 쥔 채 운전하던 동거남에게 흉기를 휘두른 40대 여성이 국민참여재판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수원지법 형사15부(조휴옥 부장판사)는 특수상해 혐의로 기소된 40대 여성 A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고 13일 밝혔다.
A씨는 지난해 8월17일 밤 50대 동거남 B씨가 운전하는 승용차 조수석에서 흉기를 휘둘러 B씨를 다치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B씨는 자신과 다툰 후 친오빠 집에 머물렀던 A씨에게 "친오빠 집에 있었던 게 사실인지 확인하겠다"면서 집에 있던 흉기를 들고 나와 차에 탔고, A씨도 다른 흉기를 들고 함께 차량에 탑승했다.
친오빠 집으로 향하던 B씨는 한 손에 흉기를 들고 운전하면서 "너희 집 식구들을 모두 죽이겠다. 너는 오늘 죽는 날이다. 네 아들도 차례로 죽는다"고 말했고, A씨는 이 같은 말에 위협을 느껴 흉기를 휘두른 것으로 파악됐다.
A씨에 대한 재판은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됐다. 재판에 참여한 배심원 7명은 피고인의 행위가 과잉방위로 인정된다며 전원 무죄로 평결했다. 재판부도 이를 수용해 무죄 판결을 내렸다.
과잉방위는 정당방위의 정도를 넘어선 방위 행위를 말한다.
형법 21조(정당방위)는 방위 행위가 그 정도를 초과(과잉방위) 하더라도 그 행위가 야간 또는 그 밖의 불안한 상태에서 공포를 느꼈을 경우 경악, 흥분, 당황한 경우에 이뤄졌다면 벌하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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