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치병단체 '박탈감'에도…이재명 "탈모 건보 적용 확대"

입력 2022-01-14 15:05   수정 2022-01-19 14:03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14일 "탈모 치료에 건강보험 적용을 확대하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 후보는 이날 페이스북에 "탈모인들의 경제적 부담을 덜어 치료에 전념할 수 있도록 돕겠다"며 탈모 치료약과 중증 치료용 모발이식의 건강보험 적용 확대를 공약했다. 이 후보는 "탈모인이 겪는 불안, 대인기피, 관계 단절 등은 삶의 질과 직결되고, 일상에서 차별적 시선과도 마주해야 하기에 결코 개인적 문제로 치부될 수 없다"며 "특정 연령, 성별의 문제도 아니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전체 탈모 치료환자의 2%를 제외한 나머지는 노화, 유전으로 인한 '미용' 목적으로 간주돼 건강보험 적용에서 제외된다"며 "비싼 약값 때문에 동일 성분의 전립선 치료제를 처방받는 서글픈 편법, 이제는 끝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탈모약의 건강보험 적용 확대를 약속하면서도, 본인부담률과 급여기준은 "시급히 정하겠다"며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이 후보는 "전문가 의견 수렴과 사회적 논의를 거쳐 적정 수가를 결정하면 건강보험 부담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급여화가 되면 안정적인 시장이 형성돼 관련 제품 개발이 활성화되고, 기존 제품 가격도 인하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후보는 또 "중증 탈모 치료를 위한 모발이식의 건강보험 적용 확대도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희귀·난치병단체는 이 후보의 탈모치료제 건강보험 확대 적용에 대해 반발하고 나섰다. 한국희귀·난치성질환연합회는 전날 입장문을 내고 "초저출산 시대 희귀·난치성질환을 가지고 태어난 영유아를 비롯해 생명을 위협받는 희귀질환자들의 치료접근권도 보장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탈모치료제 급여화가 논의되는 것만으로도 환자와 가족들은 통탄을 금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이미 병적인 탈모 치료에는 건강보험이 적용되고 있다"면서 "건강보험 적용이 절실한 다른 중증질환이 많다는 점을 고려할 때 탈모치료제 급여화는 건강보험 급여 우선순위 측면이 전혀 고려되지 않은 것으로 보여진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희귀질환자보다 탈모 인구가 더 많은 것만 고려한 포퓰리즘은 아니길 바랄 뿐"이라고 덧붙였다.

이 후보는 그러나 "박근혜 정부에서 치아 스케일링과 고가 임플란트에 건강보험을 적용한 사례도 있다"며 "이때와 달리 탈모인들의 고통과 불편을 외면한 채 포퓰리즘으로 무조건 반대하는 것은 정치적 내로남불에 가깝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치료받는 국민에게 적절한 지원을 제공하는 것은 국가의 의무"라면서 "우리 국민의 집단지성을 믿는다. 충분한 토론과 논쟁을 통해 합리적인 결과를 도출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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