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혼부부 웨딩밴드(결혼 반지)로 인기가 높은 미국 명품 주얼리 브랜드 티파니앤코가 올 봄 혼수철에 앞서 일부 제품 가격을 인상했다. 지난해 6월 초 인상 이후 약 7개월 만이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티파니앤코는 이날부터 반지·목걸이·브로치 등 주요 주얼리 제품 가격을 5~12%가량 인상했다. 지난해 총 4차례에 걸쳐 가격을 올린 데 이어 올해도 연초부터 가격 인상 대열에 합류했다.
특히 티파니의 대표 제품 중 하나인 T모티브의 주얼리 라인 대부분 가격이 많이 올랐다. 로즈골드 소재의 T1 반지는 기존 147만원에서 163만원으로 16만원(11%) 올랐다. 같은 소재에 다이아몬드가 세팅된 반지는 30만원(12%) 뛰어 282만원이 됐다. 파베 다이아몬드로 장식된 크라운 키 펜던트가 달린 목걸이는 기존 833만원에서 882만원으로 6%가량 인상됐다.
다만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편이라 커플링으로 가장 인기가 많은 밀그레인 밴드링은 가격 인상 품목에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주요 티파니 매장들은 이달 초부터 매장을 방문한 VIP(우수고객) 고객에게 가격 인상 소식을 알리며 빨리 구입할 것을 독려하기도 했다.
티파니앤코는 국내에선 신혼부부들에게 결혼 반지로 각광받는 브랜드다. 1961년 개봉한 영화 ‘티파니에서 아침을’의 첫 장면에서 오드리 헵번이 이른 새벽 커피와 크루아상을 들고 티파니앤코 매장을 하염없이 바라보는 장면으로 유명해 중장년층에게도 인지도가 높다.
명품 주얼리 브랜드 중 드물게 30만~80만원대 은(銀) 소재 제품도 판매해 젊은층 사이에서도 인기가 높지만 최근엔 중저가 제품을 대부분 단종시키는 분위기다. 30만원대 ‘티파니 1837 링’을 포함해 ‘하트 키 펜던트’ 등 은 제품들을 단종하는 수순을 밟고 있다. 백화점은 물론 면세점 매장에도 가격대가 저렴한 은 제품은 추가 입고가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
연초부터 주요 명품들은 속속 가격을 올리는 분위기다. 앞서 롤렉스는 이달 1일부터 주요 시계 모델 가격을 8~16%가량 인상한 바 있다. 롤렉스가 가격을 올린 건 2020년 1월 이후 약 2년 만이다.
3대 명품 ‘에루샤(에르메스·루이비통·샤넬)’ 중 에르메스와 샤넬도 가격 인상 대열에 합류했다. 루이비통, 디올, 고야드 등도 올해 상반기 가격 인상을 앞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가격 인상에도 명품 수요는 늘고 있다. 시장조사기업 유로모니터 인터내셔널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 명품시장은 약 16조원 규모로 전년 대비 5% 성장했다. 이는 전 세계 7위 수준으로 집계됐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