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지난 14일 동해상에 쏜 단거리 탄도미사일 2발이 열차에서 발사된 것으로 확인됐다. 북한이 철로 위 열차에서 미사일을 쏜 것은 4개월 만이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15일 “평안북도 철도기동 미사일연대의 실전능력 판정을 위한 검열사격훈련이 14일 진행됐다”고 보도했다. 이어 “철도기동 미사일연대는 14일 오전 총참모부로부터 불의에(뜻밖에) 화력 임무를 접수하고, 신속히 지적된 발사 지점으로 기동해 2발의 전술유도탄으로 조선 동해상의 설정 목표를 명중 타격했다”고 전했다.
이날 미사일 발사가 사전에 예정되지 않았다고 밝히면서 전날 미국의 대북 제재에 대한 반발 차원임을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북한은 특히 이번 훈련 목적에 대해 “전국적인 철도기동 미사일운용체계를 바로 세우고 우리 식의 철도기동 미사일전법을 더욱 완성하기 위해서”라며 각 도에 철도기동 미사일연대를 편성했음을 시사했다. 앞서 우리 군 합동참모본부는 이번 미사일 비행 거리는 약 430㎞, 고도는 약 36㎞, 최고 속도는 마하 6 내외로 탐지했다고 밝혔다.
북한이 열차에서 미사일을 발사한 건 지난해 9월 15일 이후 두 번째다. 철도 기반 미사일은 촘촘한 철도망을 이용해 다양한 지역에서 쏠 수 있는 데다 미사일을 장착한 ‘장갑열차’를 여객용 열차로 위장할 수 있다는 점에서 한·미 감시망에 노출될 확률이 낮다. 특히 북한이 작년에 이어 이번에도 열차에서 발사한 ‘북한판 이스칸데르’(KN-23) 미사일은 고체 연료를 사용해 10~15분이면 발사 가능하고 하강 중 재상승하는 ‘풀업 기동’을 할 수 있어 요격도 어렵다. 탐지와 요격이 모두 어려운 이 미사일에 전술핵을 탑재하면 ‘게임체인저’가 될 수 있다.
북한은 이번에 평안북도 의주 일대에서 발사해 약 430㎞ 떨어진 동해상에 있는 알섬을 타격했다. 이는 미사일 발사 지점에서 비슷한 거리에 있는 경기 평택 미군 캠프험프리스를 겨냥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한편 복수의 대북 소식통에 따르면 16일 북한 신의주에서 출발한 화물열차 한 대가 압록강의 ‘조중우의교’를 통해 중국 단둥에 도착했다. 북·중 화물열차 운행은 1년6개월 만이다. 북한은 그동안 코로나19 유입 차단을 위해 육로 무역을 봉쇄해왔다.
이번 열차 운행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승인에 따른 것이다. 중국에서 긴급 의약품과 생필품 등을 싣고 북한으로 갈 것으로 알려졌다. 앞으로 매일 10~20량 길이의 화물열차가 중국으로 들어가 물자를 싣고 나올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북한은 지난 10일 ‘통제 위주의 방역’에서 ‘선진적·인민적 방역’으로 이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열차 운행이 국경 봉쇄 완화와 단계적 인적 교류 재개로 이어질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송영찬 기자 0ful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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