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北 연일 미사일 도발인데 금강산 관광·철도 연결이라니

입력 2022-01-16 17:27   수정 2022-01-17 06:49

북한은 지난 14일 쏜 탄도미사일 두 발이 철로 위 열차에서 발사한 것이라고 발표했다. ‘열차 미사일’ 발사는 지난해 9월에 이어 두 번째다. 이번 미사일은 변칙 기동을 하는 ‘이스칸데르’로, 정확도가 더 높아졌다는 게 우리 군의 분석이다. 촘촘한 철도망을 이용한 열차 발사는 기동성과 은밀성을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가 크다. 요격 회피 기능까지 더하면서 북한 미사일 방어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북한 김정은은 1년 전 노동당 대회에서 ‘핵’을 36번 언급하고 새 전략무기 개발을 공언했는데, 실제로 착착 실행되고 있다. 영변 등 핵시설 재가동에도 들어갔다. 지난 1년간 북한은 10차례에 걸쳐 중·장거리 순항, 극초음속, 잠수함발사탄도 등 온갖 ‘신상 미사일’로 위협 수위를 높여왔다. 미국 바이든 행정부가 첫 대북 미사일 제재 카드를 꺼낸 것도 북한 위협이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문재인 정부는 ‘편의적 낙관론’에서 헤어나질 못하고 있다. 그제 한·미 외교장관 통화에서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북 미사일 도발이 유엔 결의 위반이라며 규탄했지만, 우리 외교부 자료엔 이 부분은 빼고 ‘대화 재개 노력’만 부각시켰다. 당국은 ‘국방 현대화의 일환’이라고 도발 의미를 축소하는 데 급급했다. 마치 북한 미사일 위협이 내 일이 아니라는 듯하다.

이 판국에 금강산 관광 재개, 남북한 철도 및 도로 연결 공약을 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도 마찬가지다. 금강산 관광은 2008년 북한이 남측 관광객을 사살하면서 중단됐다. 원인 제공을 한 북한이 사과는 물론 재발방지 약속도 않는데 관광 재개를 외치는 것은 순리에 어긋난다. 더욱이 북한은 금강산 시설물들을 다 뜯어가라는 판이다.

국제사회 제재로 인해 실현 가능성도 낮다. 정부와 여당은 유엔의 ‘대량 현금(벌크캐시)’ 북한 유입 제재를 피해 개별관광이라는 ‘꼼수’를 내세워 왔으나 미국은 거부해 왔다. 북한을 여행한 한국인들이 미국 입국 제한을 받는 등 ‘세컨더리 보이콧(제3자 제재)’ 대상이 될 수 있다. 철도·도로 연결은 유엔 대북제재위원회의 사전 승인을 받아야 하는데, 북한이 도발을 일삼는 마당에 성사될 리 만무하다. 북한핵·미사일 대비에 총력을 기울여도 모자랄 판에 안보보다 표 계산이 우선이니 답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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