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용 OLED 패널 시장을 사실상 독점하고 있는 LG디스플레이는 최근 화질을 한 단계 끌어올릴 수 있는 기술을 발표했다. OLED TV 대세화를 공고히 하겠다는 포석이다.
올해부터 출시되는 LG디스플레이의 OLED 패널엔 수소보다 무거운 중수소가 들어간다. 중수소를 활용하면 안정적인 소자 구조가 만들어져 패널의 밝기를 30% 높일 수 있다. 여기에 LG디스플레이가 독자 개발한 머신러닝 기반 개인화 알고리즘이 더해진다. 사용자의 시청 패턴을 학습한 뒤 3300만 개에 이르는 소자의 개별 사용량을 예측하고 이를 토대로 색과 영상을 정교하게 표현한다.
이 디스플레이를 채용한 TV를 처음 내놓는 회사는 소니가 될 전망이다. 소니는 CES 2022에서 QD 디스플레이를 채용한 65인치 TV를 선보였다. 삼성전자의 QD 디스플레이 TV 출시 시기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업계에서는 QD 디스플레이의 수율(완제품 중 양품 비율)이 더 올라오면 삼성전자도 QD 디스플레이 TV를 내놓을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의 두 번째 선택지는 LG디스플레이의 OLED 패널을 사용한 TV다. 한종희 삼성전자 DX(소비자경험)부문 대표(부회장)는 CES 2022 기자간담회장에서 LG디스플레이와의 협업 여부를 묻는 질문에 “가능성을 다 열어놓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의 백색 광원 OLED TV 출시를 기정사실로 보고 있다. 최대 연 100만 대 정도의 패널을 구매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초고가 TV의 대명사인 마이크로 LED TV로도 유의미한 매출을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마이크로 LED는 마이크로미터(㎛·1㎛=100만 분의 1m) 단위의 LED 소자가 픽셀마다 빛을 내 화면을 표현하는 디스플레이다. 색상과 밝기를 정확히 표현할 수 있지만 110인치 기준 TV 가격이 1억7000만원에 달해 시장 규모가 커지는 데 한계가 있었다.
삼성전자는 레이저로 한 번에 LED 칩 여러 개를 기판에 정렬시키는 기술을 개발해 생산 속도를 1500배 높였다. 한 부회장은 CES 2022에서 “LED 칩을 하나씩 정렬시켜 제조했던 기존 ‘더 월’에 비해 원가를 4분의 1로 줄이는 데 성공했다”며 “2400만 개 칩을 한 번에 정렬시키는 기술을 개발 중”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의 최종 목표는 마이크로 LED TV 가격을 1000만원대까지 낮추는 것이다.
송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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