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김두관 의원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부산 가덕도 신공항의 예비타당성조사(예타) 면제를 약속한 것을 두고 "특별법이 이미 지난해 국회를 통과했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은 "법 조항 하나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덤 앤 더머"라고 비판했다.
송 대표는 지난 1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윤 후보가 부산에서 '화끈하게 가덕도 신공항 예타 면제를 말했다. 그런데 어떡하느냐"며 "가덕도 신공항 예타 면제 특별법은 이미 지난해 국회를 통과했다"라고 적었다.
같은 당 김두관 의원도 "대선 후보에게 시키는 대로 연기나 잘해달라던 국민의힘이 이제는 대본도 제대로 안 되니 정말 큰 일"이라며 "제 얼굴이 다 화끈거린다. 배우 문제인가, 대본의 문제인가"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특별법에 이미 예타면제 조항이 포함되어 있다는 건 가덕도에 조금의 관심이라도 있다면 금방 알 수 있는 얘기"라며 "이런 정도면 배우와 대본 모두가 문제니 다시 시나리오 작가 김종인 옹이라도 모셔야 하는 게 아닌가 깊게 돌아보시기 바란다"라고 했다.
하지만 국민의힘 측은 이러한 두 사람의 지적을 즉각 반박했다. 애초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을 마련할 당시 예타 관련 조항을 두고 깊이 있는 논의가 이뤄졌고, 법문이 '면제하여야 한다'가 아닌 '면제할 수 있다'는 선언적 규정으로 만들어졌으므로 예타 면제를 약속한 윤 후보의 공약에서 문제될 것이 없다는 점을 밝혔다.
장순칠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 상근부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기획재정부장관은 신공항건설사업의 신속하고 원활한 추진을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국가재정법 제38조 제1항에도 불구하고 예비타당성조사를 면제할 수 있다'는 조항을 근거로 들며 "송 대표와 김 의원은 '덤 앤 더머'가 따로 없다"고 비판했다.
장 부대변인은 "'가덕도 신공항 건설을 위한 특별법'에 현행 예타 관련 조항을 마련하는 것을 두고 당시 국토교통위원회 법안심사 소위원회에서 기재부와 국토부 그리고 여야 상임위원들 간에 깊이 있는 논의가 이뤄졌다"며 "가덕도 신공항을 만들자는 것 외에 구체화 된 것이 없는 상태에서 예타를 무조건 면제하기는 어렵기에 논쟁을 벌였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결론은 상징적으로라도 의지를 천명하고 관련 규정을 마련해 두자는 쪽으로 기울었고 현행 조항이 마련됐다. 법문이 '면제하여야 한다'가 아니라 '면제할 수 있다'라는 선언적 규정으로 만들어진 이유"라며 "송 대표와 김 의원 모두 입법과 행정 경험이 화려한 분들인데 아이러니하게도 법 조항 하나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다"라고 부연했다.
이어 "이런 분들이 국가를 위해 불철주야 일할 때 어떤 참사가 일어날지 불 보듯 뻔한 것"이라며 "정치 그만두고 개그를 시작하는 것이 어떤지 진지하게 고민해 보시기 바란다"라고 덧붙였다.
앞서 윤 후보는 지난 15일 부산 선대위 필승결의대회를 열고 "가덕도 신공항, 기왕에 시작할 거면 화끈하게 예타를 면제시키겠다"면서 "부산을 세계 최고의 해양도시, 세계 최고의 첨단도시로 탈바꿈시키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외에도 부산 지역 공약으로 △2030 월드엑스포 유치 적극 지원 △부산항 북항재개발 사업 조속 완성 △경부선 철도 지하화 추진 △부·울·경 GTX 등 광역교통망 대폭 확충 등을 약속했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bigzer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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