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신한은행, 4375억 규모 "미래사업 혈맹" 배경은

입력 2022-01-17 14:41   수정 2022-01-17 14:48


KT가 신한은행과 미래사업 동맹을 맺고 23개 공동 사업을 추진한다. 이를 위해 각 사가 상대방 4375억원 규모 주식을 취득한다.

KT는 신한은행과 미래성장 디지털전환(DX) 사업협력을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고 17일 밝혔다. 이날 서울 중구 신한은행 본점에서 열린 사업협약 체결식에는 박종욱 KT 경영기획부문장(사장), 진옥동 신한은행장 등이 참석했다.

양측은 협업관계 강화를 위해 약 4375억원 씩을 들여 상대측 지분을 사들인다. 신한은행은 신한라이프생명보험, 신한금융투자 등과 함께 일본 NTT도코모가 보유하고 있었던 KT 주식 전량을 인수한다. KT 지분의 5.46% 수준이다.

신한 측이 기존에 보유하고 있던 KT 지분 0.02%를 더하면 신한은 총 5.48% 지분을 보유한 KT 2대 주주가 된다.

그간 국민연금에 이어 KT 2대 주주였던 NTT도코모는 지배구조 개편 영향으로 KT 지분보유분을 전량 정리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NTT도코모의 모기업 NTT가 NTT도코모를 완전자회사로 편입해서다. NTT는 약 4조엔(약 41조원)을 들여 NTT도코모 지분을 모두 흡수한 뒤 NTT도코모를 비상장기업으로 전환했다.

KT는 신한지주 주식 4375억여원 어치(지분율 약 2.08%)를 취득한다. 협력주체인 신한은행이 비상장사인 까닭이다. 내년 1월까지 1년간 특정금전신탁을 통해 신한지주 주식을 사들이기로 했다. 금융회사에 돈을 맡기고 일정기간 주식 매입을 요청해놓는 방식이다. 신탁은 신한금투가 맡는다. KT 관계자는 "향후 금융사 한 곳에 신탁을 더 맡길 수 있다"고 말했다.

KT가 신한지주 주식을 사들이면 양사가 협력 관계를 유지하는 동안 신한지주의 유통 주식 수가 줄어든다. 신한은행이 양사 지분협력에 따라 일부 주가 부양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는 이유다.

두 회사는 이번 지분 협력을 통해 사실상 '혈맹'을 맺었다는 평가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각각 상대 기업의 2~5%대 지분을 갖게 된 만큼 좋든 싫든 한동안 한 배를 타게 된 셈"이라며 "신성장 사업 위주로 협력관계를 크게 강화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양사는 인공지능(AI), 메타버스, NFT(대체 불가능한 토큰) 등 미래사업을 함꼐 벌일 계획이다. 일부 사업에 대해선 해외 진출도 검토하고 있다.

KT는 "23개 공동사업을 추진하기 위한 동력을 탄탄히 확보하기 위해 지분 교환을 벌였다"며 "양사가 국내 최대 테크-금융 동맹을 바탕으로 성장을 가속화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KT 주가는 전일대비 0.48% 내린 주당 3만1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신한지주 주식은 주당 3만8650원에 거래됐다. 전일대비 1.65% 낮다.

선한결/김대훈 기자 alwa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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