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휴 씨크릿우먼 대표가 창립 20주년을 기념해 ‘세계 헤어웨어 이야기’를 17일 출간했다.
이 책은 ‘인류가 왜 머리카락, 더 나아가 머리스타일에 집착하며 발전해왔는가’라는 질문에서 시작한다.
동서고금을 뛰어넘은 다채로운 문화적 사료를 통해 머리카락이 인간에게 때로는 아름다움을 뽐내는 화려한 장신구로, 사회적 지위를 드러내는 표상으로 다양하게 진화를 거듭해왔음을 확인해 볼 수 있다.
‘세계 헤어웨어 이야기’는 총 3개의 파트(Part)로 구성돼 있다.
파트1은 주로 신화와 전설의 세계에 등장하는 머리카락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고대 그리스와 로마제국, 중국과 몽골, 고대 이집트, 중세 북유럽, 한국의 삼국시대 등 머리카락이 어떻게 신비, 과시와 신성의 결정체로서 표현되는지를 말해 준다.
파트2에서는 혁명과 연애를 주제로 머리카락 이야기를 진행하고 있다.
중세 유럽의 수도원에서 17, 18세기 유럽에서 소용돌이 친 혁명 시기와 비슷한 시기의 중국 청나라, 조선 후기까지 연결해 그렇게 열정과 자유, 영원불멸을 꿈꾼 중세인들을 만난다.
김 대표는 파트3에서 전통과 자유를 표현하는 머리카락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조선의 신여성에서 출발해 현대 대중문화까지, 20세기 전반을 관통하는 인간과 머리카락 사이의 매혹적인 관계가 이어진다.
이 책에서는 자신의 정체성과 신분을 어필하는 여인들의 최초 헤어웨어인 ‘가체’도 소개하고 있다.
당시 여인들은 사회적 지위, 존재감 등을 표출하고 자신의 신분과 정체성 그리고 아름다움을 극대화하기 위해 크기와 형태를 디자인해 만들어 가채를 즐겨 활용했다.
때와 장소에 맞게 골라 쓴 ‘ 헤어웨어’의 시초인 것이다.
자신의 머리카락을 이용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그 욕망을 더 잘 드러내기 위해 노력한 것이라고 김 대표는 소개했다.
김영휴 대표는 “이 책을 처음 기획할 당시에 많은 분들이 머리카락의 역사를 담은 책이 아니라 미술사 책을 보는 것 같다고 평가했었다”며 “실제로 어떤 시대의, 어떤 형태의 예술 작품에서도 머리카락의 변천사를 살펴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인간의 불로장생과 아름답게 존재하고 싶은 욕망은 시대를 거슬러, 유사이래 아주 원초적인 욕구이며 욕망으로 머리카락은 그 욕망과 매혹이 실현돼 온 산물로서 존재해 왔다”며 “앞으로도 그 욕망은 더 열정적으로 표현되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씨크릿우먼은 다양한 헤어스타일의 ‘헤어웨어’ 제품을 출시, 현재 빅3 백화점에 23개의 매장을 운영중이다.
김 대표는 “20년 전 ‘가발’이 아닌 ‘헤어웨어’를 창업 아이템을 들고 나왔을 때 대부분 사양산업으로 치부했다”며 “가발이 핸디캡을 가리기 위해 사용하는 방패라면, 헤어웨어는 아름다움을 어필하기 위해 ‘골라입는 선택’ 옷처럼 봤기 때문에 분명 니즈가 다른 시장의 제품으로 보였다”고 언급했다.
이에 “역사 속 여인들 본인의 사회적 지위를 표현하고, 정체성을 드러내며, 존재감을 부각하기 위해 가체를 선택하였던 것처럼 경제활동을 하는 여성 고객들이 헤어스타일을 골라 ‘입는’ 세상이 곧 올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이 책이 헤어웨어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을 바꾸고, 선입견과 편견을 해소하며 프레임을 변화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기대했다.
대전=임호범 기자 lhb@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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