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은 펄스나인 대표는 최근 온라인으로 열린 ‘제6회 AI 스타트업 라운드테이블’에서 “‘딥리얼’ 기술을 고도화해 진짜보다 더 진짜 같은 버추얼 셀러브리티(유명인·인플루언서)를 개발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AI 스타트업 라운드테이블은 잠재력이 큰 AI 스타트업과 벤처캐피털(VC)을 이어주는 행사다. AI미래포럼(AIFF)과 VC인 캡스톤파트너스가 주최하고 한국경제신문사가 후원한다. 이날 행사에는 펄스나인을 포함해 웨인힐스벤처스, 뉴로젠 등 스타트업 세 곳이 투자자 대상으로 자사 기술을 선보였다.
이터니티는 지난해 ‘AI 심쿵챌린지 101’을 통해 탄생한 가상 걸그룹이다. 101명의 AI 휴먼 중 참가자 투표를 통해 선정된 11명이 데뷔했다. 이터니티엔 펄스나인 ‘딥리얼 AI’ 기술이 적용됐다. 국내 가요계 스타들의 지난 20년간 스타일 데이터를 학습시키고, 딥러닝을 통해 귀여움·섹시·청순·지적임 등 네 가지 특징적 형태를 아우른 것이다. 기존 3차원(3D) 기반 시각특수효과(VFX)처럼 비싼 비용이 요구되지 않는 점도 특징이다.
박 대표는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버추얼 인플루언서 릴 미켈라가 벌어들이는 한 해 수입이 130억원”이라며 “광고 모델 사업 확장, 하반기 AI 휴먼 ‘셀프 제작’ 솔루션 공개 등을 통해 시장을 확장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B2B 사업에 강점이 있다는 설명이다. 전자 대기업의 가전제품 사용 설명서, 주요 자동차업체의 차량 사용 설명서 등이 그간 쌓은 포트폴리오다. 자본시장의 관심도 크다. 누적투자금은 117억원 상당으로, 올해 4분기 기업공개(IPO)에 나설 채비를 하고 있다. 이 대표는 “작년 8월 신영증권을 상장주관사로 선정했으며, 올해 5월엔 상장전투자유치(프리IPO)에 나설 예정”이라며 “시가총액 5000억원이 목표”라고 말했다.
뉴로젠은 2019년 설립된 AI 기반 치매 진단 스타트업이다. 광주치매코호트연구단을 통해 확보한 약 8000명의 치매 추적 데이터가 이들 무기다. 남궁현 뉴로젠 대표는 “치매는 일단 발병하고 나면 치료법이 명확하지 않다”며 “전조증상이 나타나는 기간이 3~5년인데, 병원에 가도 이미 늦기 때문에 조기 진단이 필수”라고 말했다.
뉴로젠 ‘뉴로에이아이’ 솔루션은 AI가 ‘아밀로이드 베타’라는 단백질의 축적을 파악한다. 알츠하이머의 원인으로 지목되는 물질이다. 뉴로에이아이는 전남대병원과 임상시험을 거쳐 올해 하반기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를 목표로 하고 있다. 남 대표는 “올해 9월 100억원 규모 시리즈B 유치를 계획 중”이라며 “치매 진단만큼은 가장 앞선 기술을 보유한 스타트업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시은/배성수 기자 s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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