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새 200배 커진 ETF 시장…"액티브 상품에 주목"

입력 2022-01-17 17:42   수정 2022-01-18 00:42

지난해 국내 개인투자자는 상장지수펀드(ETF)를 10조원 가까이 순매수했다. ETF가 어떤 상품이냐는 질문은 주식이 무엇인지 묻는 것과 마찬가지로 인식될 정도다. 2002년 국내에 첫선을 보인 뒤 ETF 시장은 20년 새 200배 넘게 커졌다. 업계에서는 올해 ETF 시장이 여기서 한 단계 더 도약할 것으로 보고 있다. 금리 인상기, 변동장세에 분산 투자의 중요성이 커져 ETF에 대한 요구는 더 높아질 것이란 논리다. ‘없는 게 없는’ 국내 ETF 시장은 분산 투자, 편의성, 혁신 테마 등의 강점도 갖고 있다. ETF 시장을 전망하고 유망 ETF 종목을 소개하는 코너를 마련했다.


메타버스, 금융, 액티브. 국내 주요 증권사들이 바라보는 2022년 ETF 시장은 이렇게 세 가지 키워드로 요약할 수 있다. 메가 트렌드가 된 메타버스, 인플레이션에 대응할 수 있는 금융 관련 상품, 그리고 매니저들의 역량을 강조한 액티브 ETF를 통해 ‘안정과 성장’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으라는 조언이다.
작년 개인 ETF 10조원 가까이 순매수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증시에 ETF가 처음 발을 들인 건 2002년 10월 14일이다. 당시 ETF 운용사는 삼성투자신탁운용과 LG투자신탁운용 단 두 곳뿐이었다. 그해 말 운용 규모(순자산총액) 3444억원에 불과했던 국내 ETF 시장은 지난해 말 73조9675억원으로 200배 이상 급성장했다. 상장 종목 수도 4개에서 533개로 늘었다.

지난해 개인 ETF 순매수액은 9조7350억원에 달했다. 실제 개인투자자들의 ETF 투자 열기는 이보다 더 뜨겁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한국거래소가 발표하는 투자자별 매매동향 통계에 연금계좌를 통한 ETF 투자는 잡히지 않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개인이 연금계좌를 활용해 ETF를 사면 기관(금융투자) 거래 실적으로 잡히는데, 물량을 대는 유동성공급자(LP)도 마찬가지로 기관으로 잡혀 통계상 연금계좌 매매 추이를 확인하기 어렵다”고 했다.

국내 운용사들은 최초, 최저 경쟁이 한창이다. ‘ETF 개미’의 눈길을 사로잡기 위해 골프, 탄소배출권, 금현물, 중국 커촹반50(STAR50) 등 이색 상품을 쏟아내고 있다. 수수료 인하 경쟁도 빼놓을 수 없다. KB자산운용은 지난 13일 ‘KBSTAR 헬스케어’, ‘KBSTAR 200 건설, ‘KBSTAR200 IT’ ETF 등 3종의 보수를 업계 최저 수준인 연 0.05%로 인하했다. 이들 상품의 기존 보수는 연 0.19~0.4%였다.
“규제 완화 땐 더 다양한 상품 나올 것”
액티브 ETF의 경우 규제 완화로 더욱 다양한 상품이 쏟아질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기초지수를 단순 추종하는 패시브 ETF와 달리 액티브 ETF는 운용 전략을 가미하는 상품이다. 현재 한국거래소 규정상 기초지수와의 상관계수 0.7 이상을 유지해야 해 운용사의 재량권에 제약이 있다. 손병두 한국거래소 이사장은 지난 3일 ‘2022년 증권·파생상품시장 개장식’에서 “과감한 규제완화를 통해 시장 제도·서비스를 선진화할 것”이라며 “액티브 ETF 등 다양한 상품 라인업을 확충하겠다”고 했다.

액티브 ETF 상관계수 자체를 없애는 방안도 거론된다. 액티브 ETF와 기초지수 간 상관계수를 규정한 건 해외에서도 비슷한 사례를 찾아보기 힘들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액티브 ETF 상관계수 규제 완화, 블라인드 ETF 허용 등을 포함한 다양한 제도 개선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운용사의 자율성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논의를 지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모든 국내 상장 ETF는 매일 투자 종목(포트폴리오)과 비중을 공개하도록 하고 있다. 블라인드 ETF는 이를 일부만 공개하거나 일정 주기로 공개하는 ETF다.

코스피200, 미국 S&P500 등 대표 지수를 대형 운용사들이 선점한 가운데 ETF 시장에 처음 진입하는 운용사는 액티브 ETF로 승부를 걸고 있다. 운용사들은 올해 새로운 액티브 ETF 출시를 준비 중이다.

김후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액티브 ETF는 운용사 고유의 노하우나 장점으로 차별화가 가능해 다양한 투자자의 수요를 만족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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