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핑 적발로 선수 자격이 정지된 중국의 수영 스타 쑨양(30)이 라이브 커머스 방송을 통해 5000만위안(약94억원)어치의 화장품을 판매해 화제다.
17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보도에 따르면 지난 14~15일 쑨양은 중국판 틱톡인 더우인에서 진행된 싼야 면세점이 진행한 라이브 커머스 방송의 쇼호스트를 맡아 해외 명품 브랜드의 기초 화장품을 판매했다.
이날 방송은 740만 명 이상이 시청했으며, 채널 구독자도 18만 명이나 증가했다.
쑨양의 등장으로 화장품 판매도 '대박'이 났다. 14일에는 약 3300만위안, 15일에는 약 1600만위안어치의 화장품이 팔렸는데, 쑨양은 수수료로 판매액의 20%를 받았다. 세후 약 600만위안(약 11억원) 정도를 수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온라인상에서는 쑨양이 은퇴 후 천직을 찾았다는 반응이 쏟아졌다. 중국의 한 스포츠 분석가는 5년 전 라이브 커머스 방송에서 립스틱 1만5000개를 5분 만에 팔아치운 남성 쇼호스트 리자치에 쑨양을 빗대며 "중국 스포츠의 리자치가 될 잠재력이 있다"고 내다보기도 했다.
쑨양은 중국의 대표 스포츠 스타로 더우인 팔로워 380만명, 중국판 트위터 웨이보 팔로워 3000만명을 보유 중이다.
그는 올림픽에서 3개, 세계수영선수권대회에서 11개의 금메달을 땄다. 자유형 1500m 세계기록(14분 31초02) 보유자이기도 하다.
하지만 2018년 9월 도핑 검사 샘플을 채집하기 위해 자택을 방문한 검사원들의 업무를 방해해 검사를 회피하려 한 혐의를 받았다. 이에 지난해 6월 스포츠중개재판소(CAS) 재심 재판부로부터 4년 3개월 자격 정지 징계를 받았다.
최근에는 선수 자격 정지 기간에 국가대표 훈련 시설에서 훈련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자격 정지 징계를 받은 선수는 공공 훈련 시설을 사용해서는 안 되며, 스스로 마련한 훈련 장소에서 개인 훈련만 해야 한다.
한편 쑨양은 CAS 징계로 지난해 8월 도쿄올림픽에 출전하지 못했다. 올해 항저우아시안게임도 나가지 못한다. 다만 파리올림픽 전에는 자격 정지 징계가 끝난다. 그는 2024년까지 선수 생활을 이어갈 뜻을 밝힌 바 있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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