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수근·이인성부터 신예까지…화랑協 경매 열고 '보석찾기' 나서

입력 2022-01-18 17:50   수정 2022-01-19 00:21

서울옥션과 케이옥션 등 양대 미술품 경매회사의 과열된 운영 행태에 항의하는 뜻에서 한국화랑협회가 여는 자체 경매에 박수근, 이인성, 손상기 등 대가들의 걸작이 다수 출품된다. 재조명이 필요한 작가와 화랑들의 안목으로 선택한 젊은 작가의 작품까지 경매에 나온다.

황달성 한국화랑협회장은 18일 서울 광화문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경매회사들이 젊은 작가들과 직거래하면서 신진 작가를 길러내는 화랑의 기능을 약화시키고, 지나치게 많은 경매 횟수로 미술시장이 투기판으로 변하는 등 문제가 심각한 지경에 이르렀다”며 “협회의 이번 경매는 시장 질서를 바로잡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말했다. 낙찰률에만 집착해 현재 시장에서 잘나가는 작가들의 작품만 내놓는 경매사들과 달리 작품성이 뛰어난 데도 주목받지 못하는 작가와 작품을 발굴해 시장에 내놓겠다는 것이다.

오는 26일 서울 웨스틴조선 그랜드볼룸에서 열리는 이번 경매는 화랑협회 회원사만 참여하는 ‘프라이빗 경매’로 진행된다. 160여 개 회원 화랑 가운데 90여 개 화랑이 120점가량의 작품을 출품했다. 출품작은 박수근 이인성 이우환 박서보 김기창 김창열 이응노 정창섭 윤형근 남관 등 거장들의 걸작뿐만 아니라 숨어 있는 보석을 망라한다.

출품작 가운데 박수근이 1964년 그린 ‘작품A’(사진)는 그의 몇 안 되는 추상화다. 서민 생활을 주제로 한 구상작품과 달리 사물의 형태가 흩어지고 거친 질감과 선적인 요소가 강조된 수작이다. ‘조선의 고갱’으로 불리는 이인성의 ‘사과가 있는 정물’, BTS의 RM이 사랑하는 작가이자 ‘한국의 툴루즈 로트렉’으로 불리는 손상기의 ‘공작도시-이른 봄’, 한국 추상미술의 선구자인 남관의 ‘정과 대화’, 추상회화 대가인 윤명로의 동양화 작품 ‘겸재예찬’ 등도 눈길을 끄는 출품작이다.

전시에 앞서 24~26일 프리뷰 전시가 열린다. 화랑협회는 통상적인 경매 프리뷰와 달리 작품들이 지닌 이야기를 하나하나 찬찬히 읽어낼 수 있는 전시공간으로 연출할 예정이다. 또 각 출품작에 대해 화랑들이 해설하는 시간도 마련하기로 했다. 형식은 경매이지만 출품 및 응찰은 회원화랑만 할 수 있다. 황 회장은 “출품 및 낙찰 수수료가 없는 일회성 행사”라며 “경매회사들과의 밥그릇 싸움이 아니라 작가의 가치를 재조명하고 화랑의 역할을 재인식시키기 위한 화랑계의 행동”이라고 강조했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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